중소벤처기업부가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을 본격화한다. 소상공인이 벤처·스타트업처럼 민간 투자를 유치하고 스케일업(성장)할 수 있도록 벤처투자 모델을 적용한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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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중기부 장관은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도 조그만 상점에서 시작했다”며 “소상공인들도 기업가 정신을 갖고 사업모델을 끊임없이 혁신한다면 큰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다”고 말했다.
벤처 정책, 소상공인 분야에 이식…“민간 투자 촉진”
이번 육성 방안에는 지역 창의 인재를 발굴하고 성장단계별로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기부는 ‘아이디어 발굴·창업→비즈니스 모델 고도화·확장→민간금융 연계를 통한 스케일업’ 등으로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투자펀드, 보증 등 민간 투자도 촉진한다. 민간투자자가 기업가형 소상공인에 투자하면 정부가 최대 5배의 정책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민간투자연계 매칭 융자’를 도입한다. 기업가형 소상공인이나 상가건물 등에 자금을 공급하는 전용 자금 제도인 ‘상권투자펀드’, ‘상권발전기금’도 신설한다.
민간혁신가 주도의 스케일업을 위해 ‘상권기획자’ 제도도 만든다. 상권기획자는 상권 공간 재구성, 소상공인 보육 등을 통해 상권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민간 액셀러레이터(AC·창업기획자)와 연계해 기업가형 소상공인 보육기관도 지정·운영한다.
중기부는 기존 벤처·스타트업에 적용해온 투자 모델을 소상공인 분야에 이식했다. 벤처·스타트업 정책이 기술기반 기업 위주라면, 기업가형 소상공인 정책은 생활문화(라이프스타일) 기반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 장관은 “그동안 벤처펀드는 기술기반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생활문화 기반 기업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었고, 기술보다는 상품·서비스에 투자하는 게 요즘 트렌드”라며 “소상공인 분야에도 투자가 늘어 기업공개(IPO)나 글로벌 진출에 나서는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중기부는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을 통해 ‘상권 창업’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소상공인 사업장에 역사, 문화 등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 로컬 브랜드로 키워내고 세계인이 찾는 콘텐츠 상권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예컨대 강릉에서는 보헤미안, 테라로사 등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커피문화를 확산한다. 커피 재배, 커피거리 축제 등 연관 산업을 결합해 ‘강릉=커피’라는 로컬브랜드를 구축한다.
중기부는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라이콘 기업’으로 브랜딩했다. 라이콘(LICORN·Lifestyle & Local Innovation uniCORN)은 라이프스타일 분야나 지역(로컬)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이라는 의미다.
이 장관은 “기업가형 소상공인이 언젠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 하에 라이콘으로 명명했다”며 “라이콘 육성을 위해 올해 400억원을 투자하며 내년부터 관련 예산을 1000억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