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 단지는 공사비 증액 문제 등으로 시공사 지위가 취소된 대우건설과의 법정 분쟁도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5년 만에 주택정비사업 수주 시장에 복귀한 삼성물산의 아파트 공급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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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초구청 관계자는 “래미안 원펜타스는 입주자모집 공고를 신청하긴 했으나 분양보증서가 빠져 있어 2회에 걸쳐 보완 요청을 한 상태지만 이행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관련 법령에 따라 9월 10일까지 허그 보증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입주자모집은 반려하겠다”고 밝혔다.
신반포15차 조합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유예기간인 7월29일 이전에 입주자모집승인 신청은 했으나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지 못한 상황이다. 구청으로부터 입주자모집이 반려되면 래미안 원펜타스는 결국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단지가 된다.
앞서 조합은 지난해 12월 5일 임시총회를 통해 대우건설의 시공사 지위를 취소한 바 있다. 설계변경으로 생긴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조합과 대우건설이 갈등이 커지면서다. 당시 대우건설은 설계가 변경되면서 500억원의 공사비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조합은 시공자 입찰 당시 무상특화설계 항목일 뿐이라며 200억원 증액을 고수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오다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후 조합은 시공사 재선정을 통해 삼성물산을 선정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우건설은 조합을 상대로 ‘시공자 지위 확인의 소’를 제기한 상태다. 지난 8월 27일까지 진행된 2차 변론에 이어 오는 10월 22일 3차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금도 현장 유치권을 대우건설이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분양은 절대 이뤄질 수 없다”면서 “조합이 해지를 통보한 것은 계약서에 따르지 않은 불법이기 때문에 최종 3심까지 법적 대응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허그 보증은 물론 대지 확보도 되지 않은 사업장의 분양을 허가해주는 지자체가 어디 있겠냐”면서 “특혜 의혹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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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공자인 삼성물산의 입장도 난감해졌다. 지난 2015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통합 재건축 수주 이후 5년 만에 도시정비사업에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조합과 대우건설의 분쟁이 길어지면서 암초를 맞게 됐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이번 소송전에 ‘피고의 보조참가’ 지위로 조합 편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조합 측이 승소해야 삼성물산의 분양 리스크도 사라진다고 판단한 것. 조합의 승소를 위해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삼성물산이 소송에는 참여하나 원고·피고의 지위에는 서지 않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법무법인 ‘동인’을 고용했고, 대우건설은 법무법인 ‘광장’을 고용한 상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우건설과의 분쟁 때문에 9월 분양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협의 불발로 연내 분양으로 일정이 미뤄진 둔촌주공 사례처럼 래미안 원펜타스도 분양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예림 변호사(법무법인 정향)은 “1심부터 3심까지 가려면 통상 2년에서 2년 6개월의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분양 일정 차질은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1심에서 조합이 승소한다고 하면 임시집행 할 수 있는 방법은 모색할 수 있으나 이조차도 올해는 넘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래미안 원펜타스는 180가구 규모의 기존 단지를 헐고 지하 4층·지상 35층, 6개 동, 641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아파트다. 총 사업비는 24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서울 반포라는 상징성에 노른자 입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