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반격 가한 K배터리…LG엔솔, 유럽 LFP 첫 대규모 수주

르노 전기차 탑재…폴란드 생산라인 일부 전환
2025년 말부터 5년 간 39GWh 공급…59만대분
약 39억달러 추산…보급형 공략으로 캐즘 돌파
  • 등록 2024-07-02 오후 4:25:30

    수정 2024-07-02 오후 6:56:19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그간 에너지효율이 좋은 대신 가격이 비싼 전기차용 3원계(NCM) 배터리를 만들어온 LG에너지솔루션이 값이 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주에 처음으로 성공하며 중국 업체들이 장악했던 LFP 배터리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동안 중국의 저가형 배터리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내 배터리 업체가 반격에 나서면서 중국 중심의 배터리 시장에 새로운 지각 변화를 예고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일(현지시간) 르노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와 프랑스 파리 르노 본사에서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기간은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 총 5년이며 전체 공급 규모는 약 39GWh(기가와트시)다. 이는 순수 전기차 약 59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해당 배터리 셀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해 르노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적기 공급을 위해 기존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하던 폴란드 공장 생산라인 일부를 최근 LFP 용도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LFP 배터리 셀 가격을 통상 1kWh(킬로와트시) 당 80~100달러로 계산한다. 이를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최대 39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완성차(OEM)와 차량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 생산에 집중했던 LG에너지솔루션의 LFP 수주는 글로벌 자동차 3대 시장 중 하나인 유럽에서 중국 기업의 주력 제품군을 뚫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최근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중국의 저가 LFP 공세에 밀려 비(非)중국 시장에서조차 고전을 면치 못하는 추세였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25.7%로 중국 CATL(27.4%)에 밀려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는 LFP 배터리를 탑재한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돌파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치열한 격전지인 유럽 공략을 필두로 글로벌 LFP 배터리 수주를 본격화하겠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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