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 '타이어코드'로 밀고 '탄소섬유'로 끈다

내달 전주공장 탄소섬유 4호기 증설 완료
2025년까지 778억 투자해 5·6라인 추가 증설
전기차 시장 확대에 아라미드혼용 타이어코드 수요도 증가
총차입금 1.6조...재무건전성 악화는 걸림돌
  • 등록 2023-03-21 오후 5:12:41

    수정 2023-03-21 오후 7:24:21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타이어코드(타이어보강재) 글로벌 1위 효성첨단소재가 탄소섬유를 일찌감치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낙점하고 친환경 수요 증가에 발맞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량을 2만4000t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내달 탄소섬유 4호기 증설 완료..연산 9000t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내달 전주공장 탄소섬유 생산라인 4호기 증설을 완료,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 이로써 탄소섬유 생산량은 6500t에서 9000t으로 확대된다. 효성첨단소재는 778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5, 6라인 추가 증설도 추진한다. 중국에도 383억원을 들여 탄소섬유 생산 및 판매를 위한 법인을 설립한 상황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탄소섬유는 원사 안에 탄소가 92% 이상 함유된 섬유로, 철보다 강도는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해 ‘꿈의 소재’라고 불린다. 지난해 10월 효성첨단소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책과제를 통해 T1000급인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철보다 강도가 14배 이상 높다. 현재 효성첨단소재가 주로 생산하는 제품은 T700급 탄소섬유다. 수소연료탱크나 태양광 단열재 등에 사용된다. 그러다보니 향후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따른 탄소섬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는 도레이에 이어 고압용기시장 글로벌 2위”라면서 “효성첨단소재 고압용기 생산 비중은 압축천연가스(Compressed Natural Gas) 70%, 수소 20%, 산소 10%인데, CNG 고압용기용 탄소섬유 수요는 2025년까지 연평균 20%, 수소 저장용기 시장은 2026년까지 32%가량 급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타이어코드는 효성첨단소재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주력 생산제품이다. 세계 시장점유율도 48%이다. 타이어코드는 안전과 신뢰성이 중요해 진입 장벽도 높은 편이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무게로 내연기관 차 대비 최소 20%가량 무겁기 때문에 내구성이 강한 타이어가 필수적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최근 타이어코드 가닥 수를 늘리고 아라미드를 나일론과 혼용한 코드를 공급 중이다. 아라미드는 철보다 탄성이 좋고 강도는 5배 높다. 500℃ 이상의 고온에서도 타거나 녹지 않아 주로 방탄소재, 자동차 고무 보강용 등으로 사용된다.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TANSOME’
지난해 효성첨단소재는 베트남 광남공장에 섬유 타이어코드 생산라인 증설을 결정했다. 올해 8월까지 1억9100만달러를 투입한다. 실제로 탄소섬유 및 아라미드 등 첨단소재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세다. 2020년 1350억원에서 2021년 1459억원, 지난해에는 2668억원까지 늘어났다.

재무지표 열악..부채비율 267%, 이자비용만 493억

효성첨단소재는 기존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 및 에어백 등 자동차 소재 사업의 경쟁력 확대와 탄소섬유·아라미드 등 신소재 사업 추진을 위한 설비투자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매년 1500억원 안팎의 CAPEX(자본적 지출)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2276억원의 CAPEX를 집행했다.

다만 열악한 재무건전성 지표는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267%로 전년(303%)보다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효성첨단소재는 2018년 분할 당시 1조6793억원의 총차입금을 떠안으면서 태생적으로 재무 상황이 좋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1조6308억원이다.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493억원을 지출했다. 반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238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1500억원 규모의 언양 공장 매각도 불발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부동산 개발업체와 매도계약을 체결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두차례 잔금 기간 연장에도 결국 계약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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