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쇼핑몰 ‘불링’의 영업시간이 한참 남은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다. 오전 10시 정각, 쇼핑몰이 문을 열자마자 이들이 우르르 뛰어간 곳은 다름 아닌 뷰티 편집샵 ‘세포라’ 앞이다.
K뷰티 위세에 밀려 한국에서 철수한 뷰티 편집샵 ‘세포라’가 영국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05년 영국에서 철수한 지 18년 만으로, 영국에서의 뷰티 및 퍼스널케어 산업 성장세가 타국 대비 뚜렷하다는 점에서 재진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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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라는 그간 북미를 위주로 영향력을 키워오다가 전자상거래(이커머스)와 소셜미디어가 부상한 2010년대부터 크고 작은 M&A를 진행했다. 전자상거래와 소셜미디어 효과로 온·오프라인 형태의 소비가 일상으로 자리를 잡으면 ‘다양성’이 결국 승부수를 가를 것으로 본 것이다. 세포라가 주로 투자한 분야는 인공지능(AI)과 온라인 리테일러, 디지털 인프라, 뷰티 브랜드 등이다. 디지털 역량은 강화하고, 뷰티 브랜드는 다양하게 가져감으로써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쇼핑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움직임이다.
이후 2018년 세포라는 영국에서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이 급성장하자 영국에 다시 진출할 준비에 나섰다. 세포라는 온라인부터 뚫고 오프라인으로 나아가는 전략을 택하고는, 지난 2022년 영국 온라인 리테일러인 ‘필유니크’를 인수했다. 그 직후 세포라는 영국 온라인 소비자를 타겟팅한 세포라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고, 충성 고객을 두루 확보하기 시작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세포라가 맨 땅에 헤딩을 했던 2000년도와 달리 이번에는 영국 뷰티 시장점유율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뷰티 제품에 대한 수요와 온·오프라인 매장 내 개인 맞춤형 AI 서비스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세포라가 M&A로 이를 충족시킬 조건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현지 외신은 “세포라가 영국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다만 세포라는 영국 시장 철수 이후 LVMH의 지원 아래 기술적 역량을 그 어떤 뷰티 경쟁사들보다도 높였고, 프리미엄 브랜드 또한 늘렸다. 영국 뷰티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최적화된 조건을 다 갖춘 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