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프라이즈·SAP 손잡았다…"기업 업무도 카톡하듯 쉽게"

비대면 업무 혁신 업무협약 체결
연말까지 50개 업무 프로세스 봇 개발
'거인 어깨' 올라탄 카카오…"향후 동남아 등 시장 확대"
  • 등록 2021-06-09 오후 4:03:40

    수정 2021-06-10 오전 11:47:41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국내 대표 IT기업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SW) 기업 SAP와 손을 잡았다.

기업용 SW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려는 양사의 필요가 맞아떨어졌다. 신생 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SAP를 통해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SAP는 국내 사용자에게 익숙한 카카오의 강력한 사용자경험(UX)과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바탕으로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왼쪽)와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사진=SAP)


9일 양사는 비대면 업무환경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SAP 본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고객, 파트너와 함께 공동 혁신을 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나 글로벌에서 혁신의 결과물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도 “더 쉽게, 더 쉽게가 우리의 지향점”이라며 “SAP코리아가 가진 전통적인 기업 업무시스템을 놀랄 만큼 (사용하기) 쉽고 편리하게 바꿔나갈 것”이라고 했다.

SAP 비즈니스 앱 쉽게 사용, 올해 50개 업무 봇 개발

이번 협력은 SAP의 앱 개발 플랫폼(비즈니스 테크놀로지 플랫폼·BTP)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업무용 메신저 플랫폼(카카오워크)을 연계해 어렵고 딱딱한 업무 시스템을 메신저를 쓰듯 사용하기 쉽게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양사는 이미 지난 2월 ‘경비 처리 봇’을 선보인 바 있다. 법인카드를 결제할 시 알림봇이 사용 알림을 자동 전송하고, 결제 요청 정보 및 사용 내용을 입력하면 처리되는 식이다.

백 대표는 “향후 경비 처리 뿐 아니라 구매 요청·승인, 일상 정비 요청 관리 등 다양한 SAP의 업무 앱을 모바일에서 쉽게 대화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50개의 업무 봇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오는 9월 기업 업무에 특화된 신기능을 추가한 카카오워크 2.0도 내놓는다.

‘거인 어깨’에 올라탄 카카오, 성장 발판 되나

뒤늦게 기업용 IT시장에 들어온 카카오는 이번 협력으로 SAP라는 강력한 우군을 얻게 됐다. 전 세계에 걸쳐 10만명에 이르는 직원이 일하고 있는 독일 SW기업 SAP는 포춘 선정 세계 2000개 기업의 90%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강자다. 출범한 지 갓 1년 정도가 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입장에서는 SAP를 통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까지 노려볼 수 있다. 향후 양사는 한국어를 넘어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대화형 AI를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백 대표는 “신생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선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야’ 한다”며 “한국어 기반 대화형 챗봇으로 국내는 물론 동남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SAP코리아도 카카오가 가진 기술와 친숙한 이미지 등으로 국내 고객에게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이나 소비자는 카카오의 서비스 환경에 아주 익숙하다”며 “카카오가 가진 사용자 중심의 혁신이 기업용 솔루션에 추가될 때 파급 효과는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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