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글로벌 AI 경쟁 ‘치열’…VC·빅테크 투자 잰걸음

VC발 생성형 AI 투자, 9월 말 기준 25조 쏠려
딜 건수로나 규모 측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
당장 돈 못벌어도 시장성과 성장성 ''뚜렷''
새로운 기회 모색하는 빅테크도 우르르 투자
  • 등록 2023-09-27 오후 7:03:26

    수정 2023-09-27 오후 7:03:26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텍스트와 오디오, 이미지 등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유사한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벤처투자 업계에 혹한기가 여전하다는 말이 무색하게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은 물론이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까지 ‘유망하다’ 싶으면 우르르 몰려가 투자하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포착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이 공개한 글로벌 VC들의 생성형 AI 투자 추이. 2023년은 올 1월부터 9월 25일까지의 통계.(사진=피치북 제공)
2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VC들은 올 초부터 최근(9월 25일)까지 생성형 AI 관련 딜(deal) 316건을 통해 187억달러(약 25조2225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딜 건수로나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생성형 AI에 대한 글로벌 VC들의 관심은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증가했다. 당장 돈은 못벌더라도 시장성과 미래 성장성만큼은 여느 산업보다 월등히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에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 관련 연간 투자 규모는 90억달러(347건, 약 12조1725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현재 생성형 AI 기업들을 일찍이 알아본 VC들은 함박웃음 짓고 있다. 관련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하늘 높은 줄 모른 채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챗GPT 열풍을 불고 온 오픈AI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오픈AI의 몸값은 올해 초 대비 3배 오른 122조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생성형 AI가 가져올 혁신에 큰 기대를 거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도 여기에 발맞춰 전략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부터 기업고객을 상대로 하는 AI 챗봇부터 문서작업, 개인비서 등을 개발한다는 포부다.

가장 최근 투자를 집행한 곳은 아마존이다. 회사는 생성형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에 최대 40억달러(약 5조3500억원)을 투자하고 앤트로픽의 지분 일부를 확보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우선 12억5000만달러(약 1조6860억원)를 투자하고 추가로 27억5000만달러를 투자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 것이다.

앤트로픽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 AI의 최대 경쟁사 중 하나로, 오픈AI 출신 직원들이 회사를 나와 설립한 곳이다. AI가 도덕적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을 차별점으로 삼고 있다. 회사는 앞서 지난 2월 구글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구글과 아마존 못지않게 관련 분야 투자에 한창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9년에 이어 올해 1월에도 오픈AI에 투자했고, 지난 6월엔 엔비디아와 함께 ‘인플렉션AI’에 13억달러(약 1조7200억원)를 투자했다. 인플렉션AI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AI 조직에서 임원을 지낸 무스타파 술레이먼과 카렌 사이모니언이 공동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생성형 AI 챗봇인 파이를 개발 중이다. 이 밖에 엔비디아는 기업용 생성형 AI 스타트업 코히어의 2억7000만달러(약 365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국내 VC 업계 한 관계자는 “일찍이 이 분야에 진입한 VC들에게 생성형 AI 포트폴리오사들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며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권을 쥐기 위해 시리즈C, D 라운드에 참여하면서 기업가치뿐 아니라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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