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거래소 자체 발행 코인 퇴출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지닥, 코인빗 등 자체 발행 코인 취급 거래소들 한발 앞서 조치
두나무 관련 코인 등 일부 간접 투자 형태 코인 놓고 여전히 혼선
연이은 '코인 정리'에 시장 혼란
  • 등록 2021-06-17 오후 2:15:57

    수정 2021-06-17 오후 2:27:38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소 본인 또는 특수 관계인이 직접 발행한 코인 매매를 금지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자체 발행한 코인을 취급하는 거래소들도 상장 폐지 등 조치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7일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사업자 본인 및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취급을 금지하는 내용의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는 지난달 정부가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결정한 ’가상자산거래 관리방안‘에 따른 후속 조치다. 특수관계인에는 배우자,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본인이 단독 또는 특수 관계인과 함께 30% 이상을 출자했거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인 또는 단체와 그 이사·집행임원·감사 등이 포함된다.

개정안에는 거래소와 임직원이 해당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자전 거래’를 막기 위한 것이다. 금융위는 내달 27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빠른 시일 내 개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거래소들은 이런 내용이 이미 예고됐던 만큼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특히 자체 발행 코인을 가진 거래소들은 한발 앞서 코인 정리 작업에 나선 상태다.

지닥은 지난 9일 9개 코인의 상장 폐지를 공지하면서 자체 발행 코인인 ‘지닥토큰’을 대상에 포함시켰다. 코인빗도 지난 15일 밤 렉스·이오 등 8개 코인을 한꺼번에 상폐한다고 밝혔는데, 모두 거래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코인들이다. 코인빗 관계자는 “특금법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라며 “해당 코인들은 해외 거래소 거래 지원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후오비코리아도 후오비토큰 거래 종료를 결정하며 “특금법 기조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코인이 ‘정리 대상’에 포함이 되느냐를 두고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직접 발행이 아닌 간접 투자 형태여서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가 투자한 ‘마로’, 카카오게임즈가 발행사의 최대주주인 ‘보라’, 포블게이트 거래소 코인으로 알려진 ‘와플(전 포블토큰)’ 등이다. 카카오는 두나무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업비트는 마로, 보라 등의 법 적용 대상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업비트 관계자는 “개정안이 발효되기 전까지는 자체 기준을 따르고, 발효되면 개정안을 따를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마로의 경우 오는 18일부터 원화 거래 지원은 중단될 예정이다. 포블게이트 관계자는 “와플코인을 운영하는 책임과 권리는 모두 와플 재단에 있으며, 와플 재단은 현재 포블게이트와 분리된 별도 법인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특금법에 따른 사업자 신고를 위해 거래소들이 일명 ‘잡코인 청소’가 나선 가운데 이번 시행령 개정안으로 정리 대상이 되는 코인은 더 늘어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애먼 투자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과 함께 거래소마다 상장, 상폐 기준마저 제각각이라는 투자자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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