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의 퇴진으로 포스코그룹 주가 향방에도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증권가의 목표주가 줄하향이 이어지고 있다. 업황 악화로 ‘국민주’ 주가에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회장 선출 과정의 지배구조 리스크도 부각될 조짐이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는 최 회장 3연임 무산 소식이 알려진 3일부터 지난 5일을 제외하고 4거래일 동안 내리막이다.
포스코퓨처엠 사장 출신이었던 최 회장은 취임 이후 2차전지 소재사업을 그룹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다. 2022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포스코홀딩스 기업가치를 3배 끌어올린단 목표로 주가에도 각별히 신경을 쏟아왔다. 2차전지 열풍으로 지난해 포스코홀딩스는 80% 급등했다. 포스코그룹은 원료 확보·가공, 소재사업 등 전과정에 걸쳐 국내 유일 2차전지 수직계열화를 이루며 ‘국민주’로 등극했다.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그룹으로 변모하면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회장 등 철강산업과 무관한 인물도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업황 전망 악화에 따른 목표가 하향이 잇따르는 가운데 회장 선출 리스크도 부각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홀딩스 회장 추천 과정이 ‘깜깜이’로 진행되면서 지배구조 리스크가 부각될 조짐이다. 최 회장 3연임을 두고 국민연금의 구두개입에 따라 최 회장이 연임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인사가 아닌 외부인사 영입설이 제기되는데 따른 것이다.
역대 회장 가운데 외부 출신은 제4대 회장이었던 김만제 전 경제부총리(1994년~1998년 재임)가 유일하다. 김 전 부총리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천거했다. 특히 민영화 이후로는 줄곧 내부 출신 인사가 회장을 맡아왔다.
최근 증권가들은 포스코홀딩스 주가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달 3개 증권사(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가 목표주가를 내린데 이어 이날도 SK증권이 목표가를 기존 65만원에서 60만원으로 하향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연결 실적 전망이 원자재 가격 부담과 일회성 노무비 등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되는데다, 올해도 중국 철강 업황 부진과 리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자회사 지분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현대차증권, 하나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20~30% 가량 하회할 것으로 추정치를 내놓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외부인사설이 대두하면 회장 선임 과정의 잡음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올해 2차전지 업황과 철강업까지 업황 전망이 어두운 만큼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임에 쏠리는 이목도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3일 지원서를 제출한 내부후보에 대한 1차 심사를 통해 ‘평판조회대상자’로 8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대상자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후추위는 8명의 내부후보군과 함께 현재 모집 중인 외부후보를 포함해 오는 17일 ‘내외부롱리스트’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 후보들을 1월 말 ‘쇼트 리스트’로 압축한 뒤 2월에 3~5명의 ‘파이널 리스트’를 뽑아 심층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