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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롯데카드가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고금리 환경에서 회사채 발행을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카드는 이자비용 증가가 예상되나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이달 1조6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평균 4.99% 금리로 발행했다. 올해 롯데카드 회사채 발행 규모가 4조2050억원, 평균금리가 4.68%인 점을 고려하면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발행에 집중한 셈이다. 작년 롯데카드는 회사채를 3조2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신용평가 업계는 카드 업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증가를 꼽아왔다. 권신애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중채무자 등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대손비용률이 더욱 상승할 우려가 존재한다”며 “높아진 금리 수준이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져 중단기간 수익성 하락 압력으로 작용 중”이라고 했다.
롯데카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작년 1.12%에서 올해 3분기 1.35%로 0.23%포인트 악화됐다. 하지만 동기간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04.44%에서 103.85%로 0.59%p 낮아졌다.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뜻한다. 대손충당금은 채권 손실에 대비해 금융사들이 쌓는 비용을 의미한다.
이에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달 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장기 기업어음(CP) 만기가 도래했다”며 “재무안정성 재고를 위해 2650억원의 단기자금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상환했다”고 말했다. 또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유동성을 2000억원 조달했다”고 했다.
롯데카드가 투자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선조달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미국 소지자물가지수(CPI) 둔화와 경기 둔화 등으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며 “금리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만들어지고 있고 연말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 등 자금 유입으로 인한 투자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채 발행사들은 작년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잔존만기(듀레이션)를 짧게 설정했던 채권들이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라며 “발행사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비해 금융시장 수요가 있을 때 선조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올 연말까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