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선별 수주 韓 조선…‘넷제로+미중갈등’ 반사이익 기대감

온실가스 감축 위한 경제적 조치에 60개국 합의
美, 중국 선박 규제할까
친환경 선박 수주 행렬
  • 등록 2024-03-27 오후 3:26:52

    수정 2024-03-27 오후 3:26:52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해양 부문의 온실가스 ‘넷제로’ 전략 이행을 위한 국제해사기구(IMO)가 글로벌 규제 입법체계 초안에 합의하면서 고부가 선박 선별 수주에 나서는 국내 조선사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여기에 미중갈등으로 인한 중국 조선사에 대한 미국의 견제도 한 몫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영국에서 열린 제81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1)에서 국제 해운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IMO 넷제로(net-zero) 프레임워크(입법체계)’ 초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기(Mid-term) 온실가스 감축 조치와 관련한 글로벌 규제를 채택하기 위한 법적 조치의 한 단계다. 오는 2025년 채택해 2027년 발효가 목표다.

이번 합의된 프레임워크 초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연료 표준과 경제적 조치에 대한 것으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온실가스 톤당 고정 요금 기여 시스템에 대해 약 60개국의 회원국이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IMO는 현재 176개 회원국과 3개 준회원국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제81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1) 개최 모습. 사진=IMO
IMO는 선박의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2011년 최초의 국제의무를 채택했다. 이후로 추가 규제 조치와 온실가스 전략 채택 등을 통해 넷제로 이행 작업을 추진해왔으며, 지난해 7월 2050년 순배출 제로 도달, 2030년까지 대체 연료 활용의 보장 등 강화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관한 ‘2023 IMO 전략’을 채택했다.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선별 수주를 통해 고부가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빅3 조선사들의 수익성에 긍정 신호가 켜졌단 분석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3척을 수주했다. 카타르발 조선 3사 수주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카타르 LNG선 프로젝트 2차 프로젝트에서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17척, 15척을 수주했고 한화오션도 12척의 선박을 수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와 차별화한 국내 조선사들의 전략은 미국의 중국 조선산업 견제로 인해 더욱 부각하는 모양새다. 최근 전미철강노조 등 미국 5개 노조는 미국 무역대표부에 중국 조선·해운산업 내 불공정 관행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중국의 저가 수주공세로 미국의 선박이 차별받고 있다면서 미국 항구에 정박하는 중국산 선박에 항만세를 부과하는 것을 요구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회의에서 선박환경규제에 대한 명시적인 패널티가 확정될 것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내용일 것이지만, 선박 환경규제 강화라는 방향성이 후퇴하지 않은 점만으로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신규로 선박을 발주하는 입장에서는 환경규제 강화를 전제로 발주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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