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증후군 심한데…‘점프업 대책’ 실효성은

중기부, ‘점프업 프로그램 추진방안’ 발표
중소·중견기업계 “성장 사다리 마련” 환영
창업 7년 이후 기업에도 정책 패키지 제공
업계 “금융·수출·R&D 등 종합 지원 긍정적”
관건은 정책 지속성…“중견→대기업도 필요”
성장 꺼리는 ‘피터팬 증후군’ 해결은 물음표
  • 등록 2024-08-07 오후 5:58:36

    수정 2024-08-07 오후 5:58:36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정부가 유망 중소기업 100개사를 선정해 중견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대책을 발표하면서 중소·중견기업계 모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애초에 성장 의지가 있는 기업을 밀어주겠다는 취지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기피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중견기업 현황 추이 (그래픽=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점프업(Jump up·도약) 프로그램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유망 중소기업 100개사를 선정해 3년간 사업화 자금 7억 5000만원을 비롯해 분야별 전문가의 밀착 관리와 금융, 수출, 연구개발(R&D) 등 범부처 정책 사업을 패키지로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분절화된 지원 아쉬웠는데…정책 패키지 마련 환영”

중소·중견기업계에서는 범부처 정책 패키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창업기업(스타트업)의 경우 단계·대상별 지원체계가 구축돼 있지만 창업 7년 이후의 일반 중소기업 지원은 자금, R&D, 판로 등 분야별로 분절화 된 경향이 있어 보다 종합적·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돼서다.

중기부는 선발 기업당 매년 2억 5000만원, 3년간 총 7억 5000만원의 ‘오픈바우처’를 발급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각종 사업화 비용에 쓰도록 할 방침이다. 기업이 스케일업(성장)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과 연계해 부처별 정책펀드 융자·보험·보증 등을 패키지로 제공한다.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규모가 있는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은 상대적으로 정책자금 등 지원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기업들이 목말라 있는 금융, 인력, R&D, 해외 진출 등을 종합한 지원 정책 패키지를 마련한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도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안정적인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중소기업은 사업 규모를 키우는 과정에서 내수를 넘어 해외진출이 불가피한데 범부처가 수출 자금·보증·보험을 패키지로 지원한다면 판로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립 가능한 기업에 지원 몰릴라…성장 유인 제공은 한계

다만 지원 범위나 규모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추 본부장은 “771만 중소기업 중 100개사만 선정하다면 특혜 시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미 정부 지원을 받고 성장한 기업이나 안 그래도 독자적인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기업이 중복, 추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업계는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성, 연결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다양한 지원책이 이어져야 중소기업으로의 회귀를 막고 나아가 대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대책이 피터팬 증후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조세 부담이나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업을 쪼개는 방식으로 중소기업에 남고자 하는 기업에는 큰 유인책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022년 기준 중견기업에 진입한 중소기업 수는 87개사였던 반면 중견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회귀한 기업도 88개사로 비슷한 수준을 보여 성장 사다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본부장은 “중견기업이 된 후에도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 산업 불황 등으로 인해 중소기업으로 회귀할 수 있는데 이들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연결되는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기 위해 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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