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해상운임 폭등으로 올해 상반기 HMM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실적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가 2억7600만주의 주식전환권을 보유한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예상 밖 호황에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2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총 6000만주(5월 2000만주·6월 4000만주) 규모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보유지분율이 61.3%로 늘었다. 매각 중단 이후 지분율은 현재까지 3.42%포인트 늘었고, 남은 영구채 1조4800억원에 대한 전환 가능 주식 수 2억7600만주(2024년10월 1억3200만주, 2025년4월 1억4400만주)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경우 지분율은 72%까지 오른다. 산은은 배임을 우려해 남은 영구채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19일 한화오션 옥포조선소에서 개최된 ‘HMM 루비(Ruby)호’ 명명식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여섯 번째부터 임성철 HMM 루비호 선장, 김경배 HMM 대표이사, 김영아 여사(해양수산부 차관 부인), 이시원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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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주식 희석 우려에도 HMM 주가는 지난 5월 이후 20%가량 상승했다. 이미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 연간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고운임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해운업황 대표 지수인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2023년 평균 1006포인트의 약 3배인 3475.6까지(21일 기준) 올랐다.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운임 상승세와 함께 HMM은 현재까지 1만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신조 컨테이너선인 7척을 올 상반기 중 인도받아 선복량도 큰 폭으로 늘어 선박 경쟁력까지 확충됐다. HMM은 친환경 경쟁력 강화 및 선대 다변화를 위해 2021년 6월 12척의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바 있다. 올해 말까지 총 12척의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인도가 모두 완료되면 HMM의 선복량은 약 100만TEU 수준에 이르게 된다. 특히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이 전체 선복량의 80%를 차지하게 돼 원가 경쟁력 및 효율성이 더욱 향상될 전망이다. 1만TEU급 초대형 선박 비율이 선복량의 80%가 넘는 곳은 글로벌 선사 중 HMM이 유일하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시국 이후 2022년 4분기 이후 영업이익 감소세가 이같은 운임 강세와 선대 경쟁력 확충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며 “HMM의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장단기금융상품 규모만 13조2373억원, 차입금을 제한 순현금만 9조9133억원에 달해 재무안전성도 우수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