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황태자' 김정남, CIA외 韓·日 정보기관과도 접촉"

"김정남, 가족 안전과 자금 확보 위해 접촉한 듯"
  • 등록 2019-06-12 오후 2:40:01

    수정 2019-06-12 오후 2:39:48

김정남(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AFP)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비운의 황태자’로 불렸던 김정남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일 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 등 몇몇 국가의 정보기관과도 접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정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으로 지난 2017년 살해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이 CIA뿐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안보기관과 접촉해왔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험에 대비해 가족을 보호하고, 자금을 확보하고자 이러한 관계를 발전시키려 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정남이 제공한 정보의 정확성과 유용성은 높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했다. 김정남의 북한 내 주요 정보원으로 추정됐던 고모부 장성택이 처형된 탓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은 지난 2013년 12월에 처형됐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맹독성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에 의해 살해됐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배후임을 부인하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 정보 당국은 북한이 관계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1년 말 김정남은 동생인 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암살을 당할 뻔하기도 했다”며 “이후 김정남은 김 위원장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며, 중국은 북한에게 자국 영토에서 김정남을 공격하지 말 것을 경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정남이 살해된 이후 마카오에 있던 그의 가족들은 북한 반체제 조직으로 알려진 ‘천리마 민방위’에 의해 다른 곳으로 신속히 대피했으며, 현재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전날에도 김정남이 CIA의 정보원이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 기자 애나 파이필드은 자신의 책 ‘마지막 계승자’(The Great Successor)에 김정남과 CIA가 관계를 맺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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