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계도 티메프 불똥...'남발' 상품권 검증 더 깐깐해진다

'티메프 사태' 현금성 상품권·포인트 소비자 불안 커
주요 식품·외식업체 '해피머니' 사용 막고 대책 모색
  • 등록 2024-07-31 오후 4:16:45

    수정 2024-07-31 오후 7:08:23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식품·외식업계가 상품권과 포인트 업체의 신규 제휴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큐텐의 계열사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해피머니’ 등 현금성 상품권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면서다. 업계는 앞으로 남발되는 상품권을 걸러내기 위해 제휴사에 대한 검증 절차 등을 마련해 재발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주요 판매처나 신용등급 등을 따져보겠다는 곳까지 생겨나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공지 (사진=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홈페이지 캡처)
31일 업계에 따르면 bhc는 앞으로 신규 상품권·포인트 업체의 제휴 기준을 강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기존에는 특별한 제휴 기준이 없었지만 이번 사태로 위험성을 인지해서다.

앞서 티메프는 온·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해피머니 상품권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이 해피머니 상품권은 bhc가 운영하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아웃백)에서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아웃백은 지난 26일부터 해피머니 상품권의 온·오프라인 결제를 중단했다. 티메프 사태의 미정산 추정금이 1조원에 육박하는 등 미정산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아웃백은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해피머니 상품권, 해피머니 스타 상품권, 해피21 외식레저상품권은 아웃백에서 사용이 중단되니 이용에 착오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bhc는 상품권·포인트 업체를 검증하는 프로세스 마련을 고려 중이다. 이들 업체의 신용등급, 지급보증보험 가입 유무와 한도, 주요 판매처 등이 검증 요소로 거론된다. bhc 관계자는 “아직 정산 지연 등 피해는 없지만 티메프 사태가 커지면서 당분간 해피머니 사용을 중단한 것”이라며 “향후 추가 제휴에 있어서도 기존 제휴절차보다 여러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해피머니는 티메프를 통해 시장에 대량으로 풀렸다. 자본잠식에 빠진 티메프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피머니를 이른바 ‘현금깡’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상품권을 액면가의 7~10% 할인에 판매했다. 할인율을 통해 소비자의 상품권 현금 구매를 노린 셈이다.

해피머니 공지 (사진=해피머니 홈페이지 캡처)
해피머니의 발행사 해피머니아이엔씨 역시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해피머니의 부채총계는 2960억원에 이른다. 자산총계(2406억원)보다 많다. 현금 보유량은 435억원에 그친다. 업계에서는 해피머니아이앤씨도 악화한 재무 상황에 티메프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빕스, 제일제면소, 더플레이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도 해피머니 사용을 금지하고 추후 상품권 포인트 업체의 검증 강화 나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디야커피 역시 제휴사의 요청으로 해피머니 상품권 사용을 잠정 중단하고 차후 대비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추후 상품권, 포인트 등 결제수단 제휴 시 제휴업체의 신용등급, 보증보험 가입 유무 등 관리 감독을 강화해 가맹점과 고객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검증’ 분위기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로 남발되는 상품권에 대한 위험성이 급부상한 상황”이라며 “신용등급은 물론 앞으로 제휴처 선정 시 까다로운 절차들이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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