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측 '여신도 성폭행 녹취록 조작' 주장에…전문가 "가능성 없어"

檢 "원본 데이터 복제해 위변조 불가능"
증인 "조작할 수 있는 전문가 많지 않아"
정명석, 징역 23년에 항소…2심 진행 중
  • 등록 2024-08-22 오후 4:51:09

    수정 2024-08-22 오후 4:51:09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여신도 성폭행 등 혐의를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씨에 대한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증인으로 출석한 포렌식 전문가가 피해자의 녹음 파일 증거에 대한 조작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명석 JMS 총재. (사진=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방송화면 갈무리)
대전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김병식)는 준강간·준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씨에 대한 2심 6차 공판을 22일 진행했다.

이날 검찰과 정씨 측 변호인은 정씨의 범행 장면이 담긴 녹음 파일 사본 4개에 대한 증거능력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검찰 측이 신청한 포렌식 전문가 A씨는 이날 법정에서 “아이폰 고유의 파일 특징이 10가지가 있다면 증거로 제출된 녹취 파일들이 이를 모두 가지고 있다”며 사본은 피해자의 휴대전화 기종에서 녹음된 파일의 데이터 정보를 가진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해당 녹취 파일이 아이폰 녹음만 거친 순수 파일의 구조와 일부 다른 부분도 있지만 검찰 의견서에 담긴 증거 경로를 토대로 실험한 결과 한 메신저 앱을 통해 전송하면 녹취 파일과 같은 구조로 변한다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기로 녹음된 파일이 왓츠앱 등 특정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앱을 통해 전송되면 이 과정에서 파일구조가 자동으로 바뀌는데 이 부분을 제외한 특이 사항은 없다는 취지다.

검찰은 “원본 파일의 모든 데이터를 동일하게 복제하며 재녹음, 위변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그러나 정씨 측 변호인은 방송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특정 프로그램을 쓸 경우에도 녹취 파일과 같은 구조로 파일 구조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디지털 파일 위변조도 수비고 실제 녹음기기를 확보하지 않으면 원본과 사본 간 동일성과 무결성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A씨는 “데이터 정보까지 똑같이 조작하는 것은 프로그래밍을 모르는 일반인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막상 전문가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의 사건 당시 피해자들의 상황을 두고 “과거 방송 인터뷰를 보면 JMS 실세는 따로 있고 신도들도 속으로 정씨를 무시한다고 언급한다”며 “정씨를 절대불변의 지위에 있다고 인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항거불능 상태는 심신미약이 아닌 심신상실 상태인데 이들이 종교적 세뇌에 의한 심신상실 상태였는지 검찰이 따로 심리상태를 조사한 적도 없고 입증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정씨는 출소 이후에도 수천 명 신도들에게 설교하며 메시아의 지위에 있었다”며 “항거불능을 꼭 심신상실 상태로 제한하라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심리 상태는 이미 진술을 통해 많이 나타났고 성관계를 한 구체적 동기, 반복적 피해를 보는 도중 작성한 기록상 항거불능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증거를 1심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여신도들을 성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그는 비슷한 시기 다른 여신도 2명을 성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준강간, 공동강요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정씨의 주치의와 JMS 인사담당자 등 3명은 정씨의 범행에 가담하거나 피해자가 고소하지 못하도록 각서를 쓰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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