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조선 썩어 망해” 발언 파장…여권서도 비판 목소리

김웅 "가해자 논리…러시아 침략 역성만도 기함"
유승민 "이재명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
  • 등록 2022-10-11 오후 2:34:48

    수정 2022-10-11 오후 2:34:48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조선은 안에서 썩어 망했다”고 발언하며 정치권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앞서 이날 오전 정 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비판하는 민주당을 향해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며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전형적 가해자 논리”라며 “고구려도 내분이 있었는데 그럼 당나라의 침략으로 망한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침략에 역성 드는 것도 기함할 노릇인데”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자신의 SNS에 정진석 위원장의 글을 두고 “이게 우리 당 비대위원장의 말이 맞나”라며 “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유 전 의원은 “임진왜란, 정유재란은 왜 일어났나, 이순신, 안중근, 윤동주는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쳤나”라며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당장 이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국민의힘은 정진석 의원과 같은 생각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긴급안보대책회의에서 “문제를 지적하면 (정부 여당은)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착오적인 종북몰이와 색깔론 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해방 이후 친일파들이 했던 행태와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정 위원장은 야당 대표를 공격하려고 조선이 일본군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니라며 일제가 조신 침략 명분으로 삼은 전형적인 식민사관을 드러냈다”며 “귀를 의심케 하는 천박한 친일 역사 인식이며, 집권여당 인사의 역대급 망언”이라고 우려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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