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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컵 펑크 키르케고르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기조연설자로 올라 “한국은 앞으로 30년간 매우 큰 불운을 거칠 것”이라며 “기업인들은 투자를 결정할 때 반드시 이 문제를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20년 넘게 유럽,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사회구조와 제도, 경제문제 등을 다뤘다. 특히 최근 한국의 저출산을 집중 조명한 두 편의 논문에서 ‘한국이 소멸할 것이다’고 주장하며 그 이유로 ‘성차별’을 꼽아 주요 외신의 주목 받았다. 그는 “한국 여성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나쁜 거래(Bad Deal)’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가 전 세계 다른 유사한 국가와 비교해 진단한 한국은 대체로 예외적이고 극단적이다.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 우리나라 출산율 하락 속도는 고소득 국가에선 전례 없는 속도다. 문제는 합계출산율 회복은 매우 드물며, 회복한 국가들도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준에서 하락이 멈췄단 점이다. 이 여파는 벌써 발생하고 있으며 경제주체들은 먼 미래를 전망하고 행동하란 조언이다.
또 한국은 혼외 출산율도 극단적으로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41.2%인데 반해 한국은 3.0%로, 이는 일본과 튀르키에 다음으로 낮다.
만혼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한국 젊은 여성들의 교육 수준도 1위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25~34세 연령의 여성인구 가운데 76%가 대학에 진학했다. 높은 교육 수준은 한국의 우수한 점으로 다른 국가들도 수용해야 할 부분이지만, 한국 여성의 경력단절은 여성의 결혼 보이콧으로 이어질 수 있단 진단이다.
그는 “고숙련 노동자들의 가사분담률을 보면 한국 여성이 85%로 남성의 5.5배로 일본 다음으로 높은 수치”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교육을 잘 받은 여성인력이 있지만 아이를 갖게되면 노동시장 참여가 어려워지는 것이 한국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도 돈을 푸는데만 그칠 것이 아니라 미세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확대와 혼외 출산 법제화를 제시했다. 그는 “부모가 혼인신고를 해야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법적 장애물이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자녀 가구일 경우 정부가 주거비를 제공해주는 대안도 내놨다. 그는 “일본의 1990년대 인구 감소는 높은 주거비용 때문이었다”며 “자녀를 더 낳으면 공간이 필요한 만큼 둘, 셋 가진 가구에 주거비를 제공해주는 것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그는 육아휴직을 부모 양쪽에 대해 의무사항으로 만드는 등의 정책적 대안을 언급했다.
다만 키르케고르 연구원은 “정부 정책 만으로 인구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데 한계가 있다”며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