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어업협정 타결 불발..이견으로 공동위원회 못열어

  • 등록 2018-08-16 오전 10:31:03

    수정 2018-08-16 오전 11:17:16

고등어를 잡는 대형선망어선 150여척이 지난 4월 오전 출어에 앞서 한일어업협정 협상을 촉구하며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을 출발해 해상시위에 나서고 있다. 대형선망업계는 한일어업협정 협상이 22개월째 표류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고, 정부지원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줄도산 위기에 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한일어업협정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어민들은 3년째 조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8년 어기(2018년 7월~2019년 6월) 한일어업협상 타결을 목표로 지난 4월부터 일본측과 수차례 협의해왔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며 “8월초 열기로 한 한일 어업공동위원회가 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올해들어 총 6차례에 걸쳐 협상해왔다. 한일 어업협상에서는 상대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들어가 어업을 하는 조건을 결정한다.

해수부는 이번 회의가 열리지 않은 이유로 갈치 연승어선(긴 끈 중간중간에 낚시찌를 매달고 낚시바늘을 달아 물고기를 잡는 어선) 입어 규모와 동해 대게어장 교대용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어기 당시 한국은 2019년까지 어획을 하는 한국 연승어선 수를 40척 줄이기로 했다. 일본은 선망어선(그물망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선) 30척과 채낚기어선(한 줄에 낚시바늘을 여러개 달아 끌어올리는 방식의 어선) 10척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일본이 한국 연승어선의 불법어업 문제를 제기하며 입어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 어선이 일본수역에서 잡는 갈치 등의 어획량이 일본 측이 가져가는 어획량보다 10배 가량 많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은 동해중간수역의 대게 교대조업 수역과 기간을 대폭 늘려달라는 요구도 내놨다.

협상이 지연되고 있지만 일본 측 입장을 그대로 수용하면 어민들 피해가 커진다. 어선 150여척이 해양시위를 벌였고 부산의 선사 1곳이 도산하며 선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해수부는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 한도를 없애 피해 어민들을 지원했다.

협상 지연의 이면에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문제가 깔려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지난 5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수산물 관련 일본과의 분쟁과도 한일어업협정이 연계된 문제라서 협정 타결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4월9일 세계무역기구(WTO)에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와 관련해 상소를 제기했다. 김 장관은 “국민 식탁안전을 생각하면 상소는 포기할 수 없는 일”이라며 “관계부처 간 합동 대응팀을 구성해 대응 중”이라고 전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2018년 어기 입어협상을 계속 추진해 나가기 위해 일본 측의 협상 참여를 촉구하겠다”며 “조속한 입어협상 타결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입어협상 타결 여부와 상관 없이 교대조업 협의는 다른 민간 간 협의와 마찬가지로 양국 어업인들이 주도하여 상호 호혜의 목적 아래 자율적으로 협의토록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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