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알렛츠, 바보사랑, 1300K. 최근 중소 이커머스 업체들이 줄폐업을 선언하면서 플랫폼 업계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 이후 불거진 연쇄 부도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수년째 추가 투자유치가 무산되고, 사실상 구조조정과 사업 축소 등으로 연명해온 플랫폼 기업들의 어려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알렛츠, 바보사랑, 1300K 폐업 공지 (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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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가구·가전 등을 판매하던 이커머스 플랫폼 알렛츠가 폐업을 발표했다. 알렛츠는 중간 정산일인 지난 16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부득이한 경영상의 사정으로 8월 31일자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고지했다. 지난 6월 돌연 폐업한 문구 플랫폼 바보사랑, 오는 9월 30일까지 운영하고 폐업하는 1300K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이커머스 폐업 사례다.
알렛츠 운영사인 인터스텔라는 외부 투자유치가 난항을 겪자 서비스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인터스텔라의 지난해 매출은 150억원, 영업손실은 104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04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누적 적자가 극심해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했던 자본금까지 잠식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문제는 비슷한 위기에 처한 플랫폼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업체는 패션 판매 플랫폼 에이블리(-543억원), 축산물 판매 플랫폼 정육각(-309억원),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136억원), 명품 플랫폼 발란(-77억원) 등이다. 통상 플랫폼 기업들은 유명 모델 등을 앞세운 마케팅비용에 대규모 지출을 진행하는 만큼 자본잠식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메프와 같이 정산 문제가 없는 곳의 폐업도 이어지고 있다. 1300K 운영사인 NHN위투는 1300K와 함께 위투MRO, 소쿱, 1200m 등 4개 서비스를 오는 9월 말 함께 종료한다. 공동구매 플랫폼 사자마켓도 같은날 서비스를 종료한다. 패션 플랫폼 한스타일은 10월 4일까지 서비스를 운영한 뒤 종료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의 경우 티메프처럼 정산 지연 문제가 얽혀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서비스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기업들은 투자시장 혹한기를 거치며 밸류에이션(기업가치)도 크게 하락했다. 그동안 외부 투자유치를 통한 자금 수혈로 성장세를 거듭해왔지만, 코로나19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추가 투자유치 길이 막히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최근 중소 이커머스 업체들이 연달아 문을 닫으면서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도 커지는 모양새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은 그동안 벤처 투자 혹한기에도 꾸준히 조단위 금액이 투입되던 곳”이라며 “플랫폼 기업 투자 비중이 높은 VC들의 손실 처리가 늘어날 경우 이커머스 업계 피해가 VC업계로도 번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