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고려아연 이사회가 영풍 측이 요청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요구를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간 막판 지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3일 이사회를 소집하고 영풍 측이 제기한 임시 주주총회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될 경우 임시 주총은 내달 중순경 열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고려아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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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가도 이날 급격한 움직임을 보였다. 장중 한때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던 고려아연 주가는 전 영업일 대비 19.58% 오른 141만10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4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이 같은 주가 움직임은 양측의 막판 지분 매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임시 주총을 열기 전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을 정해야 하는데, 주총 2주 전 공고를 하고 주주명부 폐쇄가 이뤄진다. 사실상 양측이 지분 매집을 할 수 있는 시간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셈이다. 현재 유통 중인 주식 수가 많지 않은 것도 주가 급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MBK·영풍은 현재 추가 장내매수를 시도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 39.38%를 확보한 MBK·영풍은 최대한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장내 매수를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 회장 측 역시 지분 확대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최씨 일가가 경영권을 보유한 영풍정밀은 지난달 28일 고려아연 주식 400억원어치를 사들이겠다고 공시했다. 현재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2.11%를 보유하고 있다.
관건은 지분 7.5%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행보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중립’을 행사할 경우에는 MBK·영풍에 유리한 구도가 될 확률이 높다. 중립이란 보유한 의결권을 나머지 주주의 찬반 비율에 맞춰 나눠서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MBK·영풍과 최 회장 측 지분 격차는 약 5~6%포인트(p) 수준으로 추산된다. MBK·영풍이 추가 지분을 얼마나 매집하느냐에 따라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MBK·영풍은 주총 안건으로 14명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과 집행 임원제 도입 등을 제안한 상태다. 신규 이사를 대거 진입시켜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