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환율 상승으로 심리적 부담이 있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외환위기 오던 시절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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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까지 상승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미국이 금리인하 속도조절을 하면서 강달러 현상에 환율이 올라가는 상황이 있고, 연초에 너무 내려갔다가 이제 좀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면서 “최근 북한 이슈가 계속 나오면서 영향을 받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최 부총리는 구조적으로 1300원대 후반에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그간 금리를 확 올렸고, 우리는 덜 올리면서 기준금리 자체에 갭이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우리가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긴 어려운 만큼, 환율이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객관적으로 일본 엔화와 각 나라 통화와 비교하면 지금 환율 1400원은 옛날 1400원과 다르다”며 “외환시장을 알거나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놓고 보면 1400원은 심리적 부담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과거 외환위기 때는 한국 경제 펀더멘털이 약화되면서 환율이 급등했지만, 현 상황은 거시 경제가 안정화된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 금리 차에 따른 환율이 오른다는 설명이다.
최 부총리는 또 최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로 환율이 안정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금 환율이 1380원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최근 WGBI 편입 이슈 등이 있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외환 위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아직 있지만, 이러한 일급수 자본이 들어온다는 자체가 (시장에) 버퍼(안전망)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지난 9일 ‘지난 10월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통해 한국이 WGBI에 편입된다고 발표했는데, WGBI 추종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 국채투자로 달러화가 유입되면서 환율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최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의 연차 총회 참석 전 뉴욕에서 글로벌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한국경제 설명회(IR)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