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고개든 카드위기..예고된 대란?

  • 등록 2003-11-06 오후 5:46:33

    수정 2003-11-06 오후 5:46:33

[edaily 조용만기자] 2차 `카드 대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진원지는 시장이라기보다는 언론쪽. 지난 주말부터 간간이 이어진 신문·방송의 카드관련 보도는 이 주들어 자체적인 진화·발전 과정을 밟고 있다. LG카드에서 시작된 카드사 증자 분위기에 이어 `올해 카드사 누적적자 4조원` `실질연체율 30%육박` `카드채 거래부진과 금리상승세` 등의 재료들이 `대란`을 뒷받침하는 팩트(fact)로 등장했다. 금감위와 카드사장단 간담회에서 나온 자본확충 결의와 추심강화-연체기준 완화 같은 요소들도 기사에 곁들여졌다. 언론의 대란보도는 중반전을 넘겼다. 아직 문제를 짚어주지 않은 매체들은 보다 눈길을 끄는 주제로, 이미 보도한 매체는 사설 등을 통해 분위기를 이어나갈 것이다. 당국의 생각은 신문과는 다르다. 올초 카드대란에 덴 적이 있는 금융감독당국이 최근 시장상황을 들여다 보지 않았을리는 만무. 시장정보를 담당하는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기관과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연말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에 근접해있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계속 바닥을 기고 있는데 카드영업이 개선되기는 어렵다. 연체율 상승과 적자심화 등의 상황은 시장이 알고 있는 재료다. 다만 내년 초까지도 이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LG 등 몇군데는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시각이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회사가 스스로 위기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려움이 있는 것은 맞지만 대란은 시장보다는 언론쪽 시각이 강한 것 같다"고 전했다. 금감위 카드업무 관계자는 "대란이란 게 뭘 의미하느냐. 퇴출얘기냐"고 되물었다. 혹은 시장불신으로 채권과 주식이 폭락, 자금줄이 막히면서 부도가 나거나 이로 인해 시장전체가 혼란에 빠지는 상황을 의미한다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드러내놓고 얘기하지는 못하지만, 금감위가 연체율 기준을 적기시정조치 기준에서 삭제해 인위적 조치에 의한 퇴출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최근에는 개선기미가 있는 대환대출은 연체대상에서 빼줬고 비난소지를 무릅쓰고 야간추심도 허용키로 했다. 고객들의 모럴해저드 가능성을 빌미로 카드사들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준 것. 경기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카드문제가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것은 당국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3월 이후 대란위기를 경험한 카드사들이 기존의 증자와 구조조정외에 추가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는데다 연초 카드위기때 발을 빠트린 대주주들이 현 상황에서 손을 털고 나가기도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채 문제는 2분기 당시 SK문제 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투신권이 채권시장안정기금 등 정부지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카드채를 볼모로 삼으면서 위기감이 증폭됐지만 이번에는 `동조세력`이 없어 타켓이 단순해졌다. 시장이 옵션CP 대량편입 등 과거에 보인 행태와 달리 카드사에 대해 적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금감위의 부담을 덜어주는 대목이다. 카드채 금리문제도 시장 차별화로 봐 달라는 주문이다. LG카드와 삼성카드의 금리차가 2%이상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은 시장의 변별력과 대응능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이고 카드채 발행도 카드영업환경 및 시장상황과 맞물려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얘기다. 당국입장에서 "대란, 가능성 있지"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런 당국자가 있다면 공무원이 아니다. 당국자의 말은 너스레와 에누리를 적당히 감안해야 한다. 다만 경험칙상 이같은 얘기는 들어줄 만은 하다. `예고된 대란 봤느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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