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남녀공학 전환을 두고 시위가 일어난 동덕여대가 학생 대표단과의 면담 끝에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시위 과정 중에 학교에 발생한 피해와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22일 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은 공식 인스타그램에 ‘대학본부 면담 질문지 및 속기록’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게재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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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동덕여대 처장단과 중앙운영위원회 등은 전날 ▲공학전환 철회에 대한 대학본부의 입장 ▲한국어문화전공을 통해 학부생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재학생에 대한 질의 및 논의 ▲백주년기념관에 박람회 기물 청구 비용에 대한 대학본부의 입장 등 3가지에 대한 안건을 두고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총학 측은 학교 측으로부터 3억3000만원에 달하는 피해보상 청구를 받은 것에 지급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액 3억원은 지난 12일 ‘2024 동덕 진로, 취업 비교과 공동 박람회’에서 발생한 비용이다. 당시 일부 학생들이 박람회장을 점거하고 부스를 파손했으며, 이로 인해 박람회가 개최되지 못해 주관업체가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 사진=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이 공개한 대학본부 면담 속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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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처장은 “업체는 총학생회가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변상해달라며 (청구서) 보냈다”고 했고, 이에 총학 측은 “3억3000만원 못 낸다”며 “저희가 어떻게(내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교무처장이 “그럼 어떻게 하느냐”고 하자 총학 측은 “우리는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면서 학교 본관, 100주년 기념관 등 점거는 학생회가 지시하거나 학생회 주도하에 진행된 부분이 아니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행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학 측은 “다시 말하지만 저희가 학우들에게 지시한 게 아니다. 월요일에 업체 대표가 왔을 때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도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페인트칠 등에 대해서는 “총학생회와 직접적인 관계성이 없다”며 “페인트칠, 래커칠도 학교에 와서 처음 봤다. 직접적인 관계성을 찾는데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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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1일 학교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일부 교직원이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언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동덕여대 공학 전환을 막기 위한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위 시작 열흘이 된 지난 21일, 동덕여대는 학생 대표단과 약 3시간에 걸친 면담 끝에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본관을 제외한 강의실 점거 해제는 학교 측 입장문 발표일인 오는 25일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총학 측은 본관 점거는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총학은 학생총회를 통해 남녀공학 전환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참석 학생 1973명 가운데 1971명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