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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기지 이전하지만 中생산능력 감당 어려워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장난감 회사인 해즈브로는 향후 4년 내 미국 내 매출 중 중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40%에서 20%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공급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디자인 변경도 검토 중이다. 크리스 콕스 해즈브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여러 달 전부터 모든 상황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국산 제품 다수에 관세 폭탄이 부과됐지만, 장난감은 그 대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해즈브로는 꾸준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장기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여전히 사람 손에 대다수를 의존해야 하는 장난감 공정상 이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화물운송회사 OEC그룹 뉴욕의 고객계정 담당자 저스틴 킴은 악시오스에 “(트럼프 당선 이후) 일부 물량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베트남은 중국만큼 인프라가 없고 인도 역시 상당히 성장하고 있지만 멕시코와 중국이 하고 있는 생산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에 가격 전가…영업익 하락 불가피
관세에 대응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은 결국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 부품 회사 오토존의 필립 대니얼 CEO는 지난 9월 실적 발표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를 추가로 매기면 우리는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라며 “우리는 일반적으로 (관세 부과에) 앞서 가격을 인상한다”고 말했다.
팀 보일 컬럼비아스포츠웨어 CEO는 10월 실적 발표에서 “관세 부과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고, 같은 달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도널드 앨런 스탠리 블랙&데커 CEO는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평가하고 있다”며 “관세와 관련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관세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생산을 중국에서 멕시코 같은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60%, 일본 등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결과를 노무라 증권이 추산한 결과 스바루는 35%, 마쓰다는 33%, 미쓰비시 자동차는 21%, 닛산 자동차는 13%씩 영업이익이 줄었다. 토요타는 5% 주는 것에 그쳤으며 혼다는 영향력이 거의 없었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만료돼 2026년부터 멕시코 역시 관세가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토요타와 닛산, 혼다 역시 영업이익 감소세가 뚜렷했다.
“삼성 이익볼 것” 말에 관세 피한 애플
트럼프의 관세가 모든 기업에 위협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미국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고 심지어 가장 큰 생산기지는 중국이지만, 지난 1기 행정부에서 그랬듯 애플은 이를 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시 팀 쿡 CEO는 아이폰에 세금이 부과되면 삼성전자(005930)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또한 애플워치가 생명을 구하는 기계라고도 주장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수용했다.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은 지난 14일 독일 폭스바겐 그룹으로부터 약 8억달러(1조 1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창립 87년만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 최소 세 곳을 폐쇄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데 나온 대규모 투자로, 지난 6월 50억달러 투자에 더해 ‘리비안 폭스바겐 테크놀로지’란 합작법인을 만들겠다는 게 양사의 이번 구상이다. 어려운 주머니 사정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이 리비안에 거액의 추가 투자를 감행한 이유 중 하나로는 미국 생산 비중을 늘려 관세 리스크를 낮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