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發 코인 시장 충격…동종 업계도 "권도형 수사 나서야"

거래소 회원사로 둔 협회도 권 대표 조사 촉구
합수단 1호 수사 대상, 일부 법무법인은 피해자 모아 집단 소송
루나 피해자 모임 카페 운영자도 고발장 접수 준비…"'그알' 취재 협조"
업계 "강세장 막 내릴 것"…미 긴축 정책과 맞물려 침체 가능성 전망
코스피로 치면 대기...
  • 등록 2022-05-19 오후 2:54:25

    수정 2022-05-19 오후 9:13:47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한국산 암호화페 루나·테라(UST) 폭락 사태의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동종 업계에서조차 두 코인의 개발사인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과 동시에 부활시킨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의 1호 수사 대상도 루나 코인 사태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테라 홈페이지)


19일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는 “루나·테라 코인 폭락으로 국내에서도 28만여 명 이상의 투자자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법조계에서도 위법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금융·사업 당국에서 피해자 구제를 위해 조속히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 협회는 프로비트 등 암호화폐 거래소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실제로 법조계에선 이번 사태를 놓고 위법 가능성을 제기한다. 김태림 변호사(법무법인 비전)는 “테라가 백서에서 언급한 사업모델(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초기부터 여러 전문가들이 폰지 사기 가능성을 제기했다”며 “이런 점을 인지하면서도 개선 과정 없이 사업을 진행했다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일부 법무법인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을 모아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권도형 대표 재산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하고,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수가 2100명을 넘은 네이버 카페 ‘테라 루나 코인 피해’ 모임의 운영자도 다음 주 권 대표과 공동 창업자인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을 검찰(서울남부지검)에 사기죄로 고발할 계획이다. 만약 서울남부지검에 사건이 접수될 경우 합수단이 수사를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카페 관리자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취재 협조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번 사건으로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암호화폐 강세장이 막을 내릴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과 맞물려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루나·UST 가격 폭락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었으며, 이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에 신뢰를 잃고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도 트위터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시가총액 8위 코인(루나)도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마당에 계속 투자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폭락 사태 이전인 지난달만 해도 루나의 시총은 410달러(약 52조원) 수준이었다. 현재 코스피로 치면 네이버(035420) 정도 규모의 대기업 우량주에 투자하다가 상장 폐지가 결정된 셈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입은 반면 정작 암호화폐에 초기 투자한 기관 투자자들만 거액을 챙긴 꼴이 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판테라캐피털은 루나 폭락 사태 전 지난해 이미 투자금의 80%를 내다 팔았다. 조이 크루그 판테라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는 “지난 1년 동안 시장에 거품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 대부분의 투자 포지션에서 물러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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