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럭비부는 내달 27~28일 열리는 정기 연고전을 대비해 일본으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났다. A씨(21)가 사망한 지난 19일 선수들은 32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셔틀런’이라고 불리는 왕복 달리기를 오전 9시 45분부터 40분 넘게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에어컨이 있는 라커룸 대신 운동장에 방치됐다는 동료들의 증언도 나왔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A씨에 대한 조치는 그가 쓰러진 지 30분이 지나 이뤄졌다. 당시 A씨는 다리 경련을 일으켰고 이때 구급차를 불렀다고 한다.
특히 고려대 럭비부 감독은 정기 연고전까지 팀을 맡겠다는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고대 럭비부 감독 이모씨는 ”이번 정기전까지는 같이 가자. OO이 내가 죽였잖아. 나한테 기회를 한 번 줘라“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동료 선수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감독의 지휘를 거부하고 학교 측에 경질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 측은 ”방치된 게 사실로 드러나면 정기 연고전을 포기하고 감독을 경질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 혹서기 훈련 규정에도 기온이 섭씨 31~32도가 넘어서면 옥외훈련을 제한하거나 중지하라고 명기돼 있다. 특히 럭비부가 훈련했던 인조잔디는 천연잔디나 일반 운동장보다 높은 지열을 내뿜어 열사병·화상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당시 고려대 럭비 선수들은 웃통을 벗고 달궈진 지면 위에서 푸시업 동작을 한 뒤 달리기를 여러 번 반복하면서 화상을 입었다고 한다. 또 A씨가 병원으로 실려 간 뒤에도 나머지 학생들은 20분간 훈련을 계속했다는 증언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