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도 1983년 단식을 하던 당시 병원에서 수액을 맞으며 단식을 이어갔던 전례가 있어 이 대표의 단식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
이날(18일) 오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됐던 이 대표는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서울 면목동에 있는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녹색병원이 단식 환자들을 잘 보살피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한민수 대변인은 녹색병원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재명 대표가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기력은 전혀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병상에서 단식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한 대변인도 “폭주하는 정권에 제동을 걸기 위해 자신이 앞장서야 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면서 “최소한의 수액 치료 외에는 일체 음식 섭취를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단식 중단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서 그의 단식도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사례처럼 20일을 넘길 수도 있다.
1983년 5월 18일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이 23일간 단식을 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의원직을 상실한 재야 인사였는데 전두환 정권에 항거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23일째를 맞던 1983년 6월 9일 김 전 대통령은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싸우다 죽기 위해 단식을 중단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김 전 대통령의 단식은 야당 정치인 등에 자극을 줬고 훗날 민주화의 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여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단식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분위기다. 김기현 대표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단식 중단을 촉구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명분없는 단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제1야당 대표 신분인 이 대표의 건강을 해친 것은 말할 것 없거니와, 국회 내에서 벌어진 두 차례의 자해소동 등 극단적 갈등을 야기시켰고, 정기국회를 민생이 아닌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