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리걸테크 스타트업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시대의 흐름은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며 “기술과 소비자 니즈가 변화하면 변호사 업계와 기능, 역할도 그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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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리걸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2호, 3호 법안이 계속 나와야 한다”며 “리걸테크 산업을 가로막고 있는 여러 가지 제도들을 개선할 입법적 과제들을 제안해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이 의원 등이 발의한 이 법안은 변호사 등에게 금지되는 광고의 구체적인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골자다. 현재는 변협이 재량권을 갖고 있다. 법안엔 변호사 광고 매체에 온라인 플랫폼을 포함하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당연하지만 변협은 반대입장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광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법무부는 광고매체 예시에 온라인 플랫폼을 명시하려는 개정안과 관련해 ‘제반 사정 등을 고려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비교적 중립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고, 법원도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라면서 “변협은 반대 입장”이라고 전했다.
반면 리걸테크 업계에선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족쇄를 풀게 되는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사실상 변협이 리걸테크 스타트업의 목줄을 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개정안이 통과돼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과 동등하게 경쟁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민명기 로앤굿 대표도 “변호사법은 그간 변협에 징계 권한 등 지나치게 많은 재량권을 허용해왔다”며 “변호사법상 변협에 부여된 권한은 그 행사 요건 등이 보다 명확하게 규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의사 결정에 있어서도 변협 집행부만의 의견이 아니라 다양한 변호사들이 공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위원회 형태가 도입돼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로톡 같은 법률 서비스 플랫폼이 국내 법률 서비스 시장 규모를 늘린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2021년 기준 약 7조원인 국내 법률 시장이 27% 가까이 성장해 1조89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니콘팜 공동대표인 김성원 의원은 축사에서 “우리나라와 법률시장 환경이 유사한 일본에서는 시가총액이 4조원에 달하는 리걸테크 상장 기업이 나왔다”며 “국내 리걸테크 기업이 글로벌 흐름에 뒤쳐지지 않도록 국민과 시장의 요구를 국회가 어떻게 반영해 나갈지 고민하겠다”고 했다.
변협과 리걸테크 스타트업 간 갈등은 확전 조짐도 보이고 있다. 변협이 로앤굿을 상대로 형사고발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민명기 대표는 “고발 조치와 관련해 아직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며 “지난 2년간 변협에 (서비스와 관련해) 가이드라인을 주면 따르겠다고 세 차례 정도 얘기했지만 단 한 번도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로톡은 변협과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변협의 규정이 소비자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로톡의 손을 들어줬지만, 최근 법원은 변협이 낸 공정위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제동을 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