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서 보는 한국경제…"성장모델 한계에 다다랐다"

FT "가장 큰 수출국이었던 중국,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돌변"
인구 감소 등도 잠재적 리스크…"적극적 재정정책 사용해야"
  • 등록 2018-08-20 오후 2:17:19

    수정 2018-08-20 오후 5:09:01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기반기업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텅 빈 거제시 유흥가.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일본 등에 비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수출을 하는 한국식 경제성장 모델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한국: 중국의 그림자의 공포’라는 기사에서 “최근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정부당국 관계자, 경제학자, 기업인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며 “한국이 경쟁력이 있었던 조선, 자동차, 전자 등의 산업은 이제 침식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대 후반으로 하향조정할 것을 시사했다. 수출 증가율 역시 작년보다 대폭 줄어든 4%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지난 10년간 35%에서 24%로 감소했다. 반면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2배가 됐다. 클락슨 리서치는 “중국과 인도의 추격으로 한국은 후발주자로서의 이점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자체적인 기술 노하우도 축적돼 있지 않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미래에셋자산관리의 피터김 투자전략가는 “가장 큰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경쟁자가 됐다”며 “현재 한국이 (중국에 비해) 우위를 가진 분야는 반도체뿐이다”라고 말했다. 한국경제를 지탱해왔던 기간산업 침체는 실물경제에도 드러나고 있다. FT는 “자동차·중공업 산업이 밀집돼 있는 울산은 한때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부유한 도시였으나 현재는 경제적 이유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의 유출로 인한 인구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정부가 심각한 청년실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지속불가능한 산업을 유지하기 위한 단기처방에 그친다”며 오히려 이는 대기업 의존도를 높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저출산 고령화 역시 한국경제가 직면한 위험요소다. FT는 2060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 국민의 40%를 차지해 현재보다 약 13%포인트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노동가능인구(15~65세)는 2016년 73% 정점을 찍은 뒤 2060년에는 50%로 감소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답습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학자 에다 졸리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외생적 충격의 결과”라며 “한국정부는 선진국 중 재정건전성이 좋은 나라”라며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 회복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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