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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많이 가는 어린 시기에도 친정 어머니와 남편의 도움으로 직장생활을 유지하면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결국엔 자녀의 교육을 위해 남기로 결정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 경제활동기(25~54세) 여성 10명 중 4명은 경력단절을 경험했다. 특히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 10명 중 6명은 경력단절을 겪었다.
1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가운데 10명 중 4명(42.6%)가 전 생애에 걸쳐 한 번 이상의 경력단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발생연령은 29세, 단절기간은 8.9년이다. 이는 전국 만 25-54세 여성 8521명을 대상으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8월1일부터 10월7일까지 실태조사 한 결과다. 경력단절 여성 실태조사는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우리나라의 성별 대학진학률은 2021년 기준 여성이 남성보다 4.8%포인트(p) 높다. 그러나 결혼 이후 여성의 경제참여율은 떨어져 남녀 고용율의 격차가 벌어진다. 자녀 양육 책임에서 벗어나면서 다시 재취업에 뛰어들다보니 여성 경제참여율은 ‘M자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성평등 의식은 높아졌지만 현실에서 고정적 성역할은 여전하다.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내가 주로 가사·돌봄을 부담한다는 응답이 68.9%에 달했으며 맞벌이 가정도 60% 이상(여성 65.5%, 남성 59.1%)이 ‘전적으로 또는 주로 아내가 가사와 돌봄을 한다’고 답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경력단절여성의 노동시장 조기 재진입 지원과 함께 경력단절이 애초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신기술 및 고부가 직업훈련을 확대하고, 재직여성의 경력유지·개발, 일·생활 균형이 가능한 직장문화 조성 등을 위해 민간기업 및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나아가 사회·문화적으로도 고정적 성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만큼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 많은 나라는 없다”며 “여성이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분위기에서 여성들의 경력단절은 당연시되고 이에 따른 고용률 급락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