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전세사기 혐의 40대 임대인 구속영장 기각

“증거인멸·도주우려 등 구속사유 소명 충분치 않다”
  • 등록 2023-05-19 오후 9:59:13

    수정 2023-05-19 오후 9:59:1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경기 수원시에서 다세대주택 임차인들을 상대로 15억원 규모의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는 40대 임대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수원지법은 19일 사기 등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도주우려 등 구속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A씨는 2019~2021년 수원시 권선구 소재 한 다세대주택 임차인 11명에게 15억원가량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특정 시점부터는 임차인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가능성을 인지했음에도 지속해서 임대차 계약을 맺으며 의도적으로 이들을 기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임차인들은 1억2000만원~1억5000만원 상당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범행은 친척인 B씨와 공동으로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피해자는 B씨와 전세계약을 체결했는데 B씨는 2021년 7월 서울회생법원에 파산신고를 했고 법원은 같은 해 11월 건물 강제경매 개시 결정을 내렸다.

2021년 11월 건물이 경매로 넘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들은 이듬해 2월 A씨와 B씨를 각각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소재위치를 파악한 B씨에게 여러차례 출석통보서를 보내 소환조사를 벌인 반면, A씨는 잠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수사 착수 11개월 만인 지난 1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를 내렸다. 이어 지난 16일 A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앞으로 A씨를 불구속 상태로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이와 별개로 A씨 일당으로부터 전세금 피해를 봤다는 또 다른 임차인 1명에게서도 지난해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어,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확인된 것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

A씨 일당은 앞선 2021년 5월에도 수원시 권선구에 거주하던 C씨에게 전세 보증금 8천만원가량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했다.

당시 경찰은 고소인 조사 등을 벌인 결과 범죄 혐의를 인정할 만한 정황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사건을 불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2021년 접수된 고소 사건의 경우 A씨 일당이 고의로 C씨를 기망했다는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다”며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해 사건을 각하하고 불송치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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