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적자서 1조 흑자로…수주 목표 93% 채운 HD한국조선해양

올해 선박 수주 목표 6개월 만에 ‘100%’ 근접
2019년 중간지주사 출범 후 영업익 첫 1조 예상
신조선가 187.2…2008년 9월 역대 최대치 근접
한화·삼성도 수주 랠리…13년 만에 ‘동반 흑자’
  • 등록 2024-07-04 오후 4:23:44

    수정 2024-07-04 오후 4:23:44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3년 전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1조원 흑자를 넘보고 있다. 조선업이 제2의 호황기를 맞아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수주가 늘면서 빠른 속도로 실적을 개선하는 모습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4일 유럽 지역 선사와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총 수주금액은 3286억원이며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HD현대삼호에서 건조해 2028년 9월까지 인도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수주 건을 포함해 올해 현재까지 총 118척(해양 1기 포함), 125억9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인 135억 달러의 93.2%를 약 6개월 만에 이미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선종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8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52척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운반선 38척 △에탄운반선 1척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2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6척 △탱커 3척 △자동차운반선(PCTC) 2척 △부유식 저장 재기화 설비(FSRU) 1척 △해양설비 1기 △특수선 4척 등이다.

HD현대중공업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사진=HD현대중공업)
연이은 수주 낭보로 목표치를 조기에 달성하면서 HD한국조선해양(009540)의 올해 연간 실적은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 24조3225억원, 영업이익 1조478억원으로 전년(매출 21조2962억원·영업이익 2823억원) 대비 각각 14.2%, 271.2% 증가하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2021년 영업손실 1조3848억원의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 빠르게 정상화에 성공한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기는 건 2019년 조선 중간지주사를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호실적 배경에는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독식하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이 저가 경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컨테이너선 등을 수주하는 반면, 한국 조선사들은 LNG운반선과 암모니아선 등 고가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고가의 에너지 운반선 건조 기술력에서 중국 조선사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신조선가도 연일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영국의 해운·조선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신조선가 지수는 187.2를 기록했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100으로 놓고 지수화한 수치다. 현재는 신조선가 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191.6(2008년 9월)에 근접한 상태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조선 3사가 연말까지 무난하게 수주 목표치를 달성하면서 올해 2011년 이후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1년부터 업황이 되살아나면서 조선사들은 3년 치 일감을 쌓아 둔 상태다. 한화오션은 올해 LNG운반선 16척, VLCC 7척, VLAC 2척,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1척, 해양 1기 등 총 27척(기)을 수주하며 약 53억3000만달러의 수주 금액을 달성했다. 이는 6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주 금액인 35억2000만달러를 뛰어넘은 성과다.

삼성중공업도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총 22척, 49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수주 목표(97억달러)의 51%를 달성했다. 현재까지 수주잔고는 337억달러에 달한다. 올해 수주 물량은 LNG운반선 19척, VLAC 2척, 셔틀탱커 1척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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