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과거 우리의 강점이었던 소재·기술·공정 혁신이 더뎌졌고, 구조적 원가 경쟁력도 부족해 매출 성장에도 불구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4일 이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구성원에게 전달하고 ‘냉정한 반성’을 촉구했다. ‘자만심을 버리고 겸손한 자세로 도전과 혁신의 DNA를 되살립시다’는 제목의 메시지에서 김 사장은 “지금까지 공격적인 수주와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인력, 설비, 구매 등 분야에서 많은 비효율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 배터리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며 자리 잡은 일등이라는 자신감이 오히려 자만심으로 변한 것은 아닌지 냉정히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사진=LG엔솔 제공) |
|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것에 대한 재검토와 낭비요인 점검을 당부한 것이다. 실제 LG그룹 계열사 전반적으로 비용감축을 진행 중이다. 복사용지 사용에서부터 활동비까지 대폭 삭감하는 등 고정비 감축에 나서고 있다. LG엔솔 관계자는 “기투자 계획에 대한 전환을 비롯해 설비 증설과 인력 확충 차원에서 앞으로 효율화를 해나가야 한다는 당부”라고 말했다.
LG엔솔은 최근 약 3조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할 계획이었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도 전면 보류한 바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설비투자(CAPEX)가 이어지면서 재무부담이 확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총 차입금은 12조85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7% 증가했다.
김 사장은 “지금은 투자의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기”라며 “꼭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민첩성(Agility)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각 조직별로 투자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깊게 고민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