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내년 1분기까지는 코스피 약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이후 기업 실적 전망 조정이 마무리되고 대선 국면에 접어들 경우 내수 부양과 정책 수혜 기대 등이 반영되면서 2분기부터는 주가 반등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데일리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인터뷰한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증시가 미국시장에 비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데다가 1분기 말 전환 국면이 기대되는 만큼, 연초 조정장에서 저평가 주식 위주로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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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조 센터장은 한국 주식시장이 이미 계엄령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탄핵 이슈 사례를 보면 금융시장은 탄핵소추안 가결 시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해소로 반응했고, 이후에는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연동된 바 있다”며 “단기적인 대응으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미국 주식시장보다 한국 내수관련주, 중소형주가 글로벌 주식 자산배분 전략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증시 레인지로는 2250~2850포인트를 제시했다. 내년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 조 센터장은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수출 업종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1~2년 내에 극복되기는 어려워 보이고, 내수 측면에서도 시장금리 하락이 부동산 경기를 들어올리기에는 부족하다”면서 2025년에도 미국보다 한국의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 증시 흐름을 결정할 주요 모멘텀으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대중 관세 60% 및 보편 관세 10% 부과 시 한국 주식시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반면 트럼프 2기 정책 중 감세 및 금융 규제 완화정책은 유동성 확대정책으로 글로벌 관점에서 정책 여력이 있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국가로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수출 모멘텀 약화에도 한국 고유의 강점인 ‘K-컬쳐’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내년 주목할 테마로 엔터테인먼트, 음식료, 화장품 등 K-컬쳐 관련 업종을 꼽았다.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마무리되고 대선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새 정부의 정책 수혜주에서도 역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올해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가치제고(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선 “최소한의 하단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고 주주환원책 개선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추후 확장적 재정 및 통화 정책이 개진될 시 한국 주식시장 저평가 현상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달 초 새로 부임한 조 센터장은 해외기업 분석팀을 기업분석부로 배치하는 등 글로벌과 국내 시장 간, 또 매크로와 바텀업 간 긴밀한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구조로 변경했다. 그는 “최근 ‘경계없는 협업’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며 “기존 의견에 구애받기보다는 적극적이고 유연한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