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트럼프 불가사의'…韓 어떤 영향 미치나

사법 리스크에도 트럼프 인기 '불가사의'
대만 문제 '모호성'…韓 방위 부담 커질듯
해리티지 "韓, 더 부담 지고 北 방어해야"
때이른 트럼프 인기에 韓 외교 영향 촉각
  • 등록 2023-09-18 오후 3:49:57

    수정 2023-09-18 오후 3:49:57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때이른 ‘트럼프 불가사의’가 미국 대선 판을 흔들고 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신분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선전하면서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북한 문제 등을 두고 바이든 정부와 완전히 다른 정책 기조를 띠고 있어, 정권 교체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에 미칠 영향에 벌써부터 이목이 모아진다.

미국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보안관실이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 (사진=AFP 제공)


우크라전·대만 문제 ‘모호성’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NBC 방송의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와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포함해 모든 뜨거운 이슈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한 게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최근 언급한 것을 두고 “그것은 내 말이 옳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패와 관계 없이 두 나라의 협상을 통해 바로 끝내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NBC는 “트럼프는 푸틴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오랜 기간 거부해 왔다”며 “때때로 그를 노골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지하고 있는 서방 동맹국들의 입장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러시아 편을 들어주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모두에게 공평한 거래를 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타도’를 당연시하는 듯한 국제 정세 속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우겠다는 얘기다.

대만 문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시 군사 개입을 할 것이라고 명시한 바이든 대통령과는 달리 다소 모호한 입장을 피력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그것을 말하면 거저 주는 것”이라며 “오직 어리석은 이들만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어떤 것도 테이블 위에서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모든 선택지가 열려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의회 난입 사태 선동, 백악관 기밀 문서 유출, 성인물 배우 입막음, 조지아주 선거 결과 번복 시도 등 4건에 대해 기소돼 있다. 그럼에도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내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리턴 매치’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미국 에머슨대는 지난 7~9일 아이오와주 유권자 89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35%)을 압도했다.

그의 예상 밖 인기는 바이든 대통령처럼 국제 분쟁에 돈을 대거 쓰지 않겠다는,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 ‘미국 고립주의’를 더 강조하기 때문으로 읽힌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견제 등에 돈을 너무 많이 쓰면서, 세계 곳곳에 개입하는 게 과연 효과적인지에 대한 회의론이 미국 내부에서 일고 있는 것이다. 그 돈을 차라리 미국 노동자들의 복리후생에 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조에 유권자들은 반응하고 있다. 서방 진영과 한배를 탄 한국 입장에서는 외교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韓, 더 부담 지고 北 방어해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부담은 더 크다.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활동한 전직 관료와 보수 학자들이 지난달 내놓은 차기 정부 국정과제 보고서 ‘프로젝트 2025’를 통해 “공화당이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에 성공하면 한국이 지금보다 큰 부담을 지고 북한 방어를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헤리티지재단은 이 보고서를 공화당 대선 주자들에게 설명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보고서는 “미국 동맹국들이 재래식 방어에서 반드시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며 “중국 대처뿐만 아니라 러시아, 이란, 북한 위협의 대처에도 자신들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용 분담(burden-sharing)을 미국 국방 전략의 핵심부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한국을 특정해서는 “북한에 대한 재래식 방어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더 큰 역할을 압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화당의 재집권 프로젝트에 담긴 이런 조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정책과 맥이 닿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국이 미국의 안보 지원에 무임 승차해 혈세를 낭비한다는 주장을 하며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 대해서는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까지 운운하기도 했다.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헤리티지재단을 통해 백악관 인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김희애 '자기 관리 끝판왕'
  • 손바닥 얼굴
  • 인간 복숭아
  • "사장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