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SK그룹이 ‘이천포럼’ 둘째 날을 맞은 20일 각 사별로 전 직원들이 SK의 경영철학인 SKMS 과제 수행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기업가치를 내재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SK그룹 모든 구성원이 한 날에 기존 업무를 손 놓고 SKMS 실행력 강화를 위한 워크숍을 갖은 건 처음이다.
| ‘이천포럼 2024’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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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MS(SK Management System)’는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이 만든 경영철학 바이블이다. 각 계열사가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책임 경영을 실천하는 SK 고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은 SK 경영철학에 대한 구성원들의 자발적 ·의욕적 실천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경영 방식이 ‘방목경영’을 불러일으켰고, 계열사 간 자율 경영이 중복투자를 불러오면서 그룹 전체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그룹경영 전면에 등장한 최창원 SK수펙수추구협의회 의장은 앞서 ‘원칙 없는 사업확장’을 질책하면서 “SK가 언젠가부터 SKMS 기본 정신을 잃기 시작했다. 다시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SK는 이번 이천포럼을 통해 전 구성원들이 ‘SKMS’의 기본 정신 되새기기에 나섰다. 그동안 신입사원 교육이나 그룹 교육차원에서 이뤄졌던 SK경영철학에 대해 전사적으로 과제도출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날 하루 SK그룹은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전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과제를 수행했다. SK그룹이 현재 진행 중인 ‘오퍼레이션 임프루브먼트(Operation improvement·공정 향상)’와 연계해 각 사별 워크샵을 통해 3개의 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조직의 OI 과제와 실행 장애요인, SK 경영철학인 행복추구와 어떻게 연계해 실천할지 등에 대해 논의해 제출하는 방식이다.
SK그룹 한 관계자는 “기업문화를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으로 이제까지 이렇게 전사적으로 기업가치를 공유한 적은 없었다”며 “그만큼 회사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위기일수록 거문고 줄을 다시 다잡아야 한다는 최고경영진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전했다.
SK그룹은 19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이천포럼 2024’를 진행하고 있다. 이천포럼은 6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 10월 CEO세미나와 함께 SK그룹의 핵심 연례행사다. 개막 첫날은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마지막 날인 21일은 최 회장이 구성원들과 포럼 성과를 돌아본 뒤 최 회장의 연설을 끝으로 폐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