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올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친환경차 업체의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 경기도 평택항 동부두내 기아 전용 부두 야적장에 선적을 기다리는 차량 수천대가 세워져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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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수 현대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은 15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신년 세미나에서 ‘2025년 주목해야 할 글로벌 자동차 시장 주요 이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양 실장은 “2025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산업수요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8587만대로 전망된다”며 “미국과 서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물가 안정과 금리 인하로 구매 여건이 개선되겠지만 저성장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실장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공급 정상화와 대기 수요 해소에도 재고 증가로 저성장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1.9% 성장한 1634만대로 예상된다. 또 서유럽 1510만대(2.6%), 중국 2269만대(0.5%), 인도 450만대(4.2%) 등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국내 시장은 금리 인하 등 우호적 요인에도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한 162만대로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전기차 둔화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성장이 점쳐졌다. 양 실장은 “전기차 시장은 2025년 1256만대로 전년 대비 18.9%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PHEV는 23.8% 증가한 817만대로 예상한다”고 했다. PHEV 시장이 전기차 둔화를 보완해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PHEV 시장이 급격히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양 실장은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은 내수시장 점유율 60%에 육박하는 높은 장악력을 바탕으로 수출 물량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23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491만대로 일본과 독일을 넘어섰다. 올해는 이 격차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중국 업체들이 첨단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SDV(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기능을 강화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변화도 화두였다. 양 실장은 “수익성 약화와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구조조정과 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가 자동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폭스바겐은 대규모 인력 감축을 예고했고, 일본 닛산은 생산량과 인원 감축 계획을 내놓았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2025년 전기차 100만대 목표를 철회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도 전동화 차량 비중 목표를 연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