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작…210개 병원부터

병상 30개 이상 병원 참여율 아직은 17.3%
금융위, 미참여 병원·EMR업체 참여 유도
보험업계, 의원·약국 참여 설득 위해 전담팀 구성
네이버·카카오·토스 통해 '내 주변 병원 찾기' 제공
  • 등록 2024-10-25 오전 11:00:59

    수정 2024-10-25 오후 5:47:08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병원에서 일일이 서류를 떼지 않고도 실손보험 보험금 청구가 가능해진다. 다만 아직 참여하는 병원이 적어 당분간은 서류를 떼는 불편이 이어질 전망이다.

실손24 상황실. (사진=금융위)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부터 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시행된다. 일단 이날 210개 병원부터 순차적으로 청구 전산화를 시행한다. 금융위의 ‘요양기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참여 현황’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병상 30개 이상 병원 4235개 중 청구 전산화를 시행하는 곳은 733곳(17.3%)이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참여 비율은 각각 100%, 64.7%지만, 규모가 작은 편인 병원 3857곳의 참여 비율은 12%(472곳)에 그친다.

실손보험 청구화는 소비자가 병원 등에 보험금을 타고 싶다고 요청하면 보험회사로 서류가 전송돼 ‘원스톱’으로 보험금이 청구되는 제도다. 지금까진 실손보험금을 타려면 일일이 종이 서류를 발급받아 이메일이나 앱 등으로 보험회사에 내야 했다.

하지만 병원의 참여율이 낮은 탓에 서류를 직접 떼서 실손보험금을 청구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병원 입장에선 참여하지 않아도 큰 불이익이 없는데다 소규모 병원의 경우 직접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자의무기록(EMR) 업체 참여가 필요하다.



이에 금융위는 병원과 EMR 업체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의료계 오해를 불식하기 위한 ‘FAQ(질의응답)’를 배포하고, 임의 기구였던 ‘실손청구 전산화 TF’를 법정 기구화해 의료계와 소통 채널을 정례화한다.

의원·약국 참여도 이끌어내겠단 입장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병원 연계가 끝나기를 기다리지 말고 보험업계는 별도 전담팀을 구성해 의원·약국 참여를 설득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금융위도 복지부와 협조해 보험업계, 의료계, EMR업체 등과 소통하고 의견 조율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복지부는 1년 내 의원·약국을 포함한 의료계가 제도 시행에 필요한 전산 개발 등을 실시할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보험개발원은 실손24 상황실을 운영하며 시스템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즉각 조치할 예정이다. 청구 전산화 가능 병원은 ‘실손24’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실손24의 ‘내 주변 병원찾기’ 기능,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연계를 통해서다. 지도 앱과 연계도 빠르게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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