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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하나캐피탈이 하나금융지주(086790)로부터 조달받는 2000억원을 소매금융(리테일)에 활용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브릿지론 등과 같이 리스크가 높은 자산 보다는 리테일에 집중해 신용집중위험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캐피탈 이사회는 지난달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하나금융은 오는 27일 433만7830주를 2000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올해 3분기 하나캐피탈의 자기자본(자본총계)이 연결기준 2조219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9%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캐피탈 유상증자 참여는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과 맞닿아있다. 올 3분기 하나캐피탈은 195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하나금융 전체 순익 1조7371억원 가운데 11.2%를 담당했다. 하나은행, 하나증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순익을 올린 것이다. 실탄 지원을 통해 캐피탈의 수익 기여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규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 금융당국이 캐피탈사 레버리지 규제를 강화해 내년 말까지 레버리지배율을 9배 이하로 관리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레버리지배율은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금융사가 타인 자본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자본적정성 지표다. 자산 대비 자기자본 규모가 크면 숫자가 작아진다. 이번 유상증자로 하나캐피탈의 자본적정성 지표는 개선된다.
하나캐피탈은 실탄을 리테일에 활용해 리스크를 관리할 계획이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리테일 영업에 방점을 찍고 있다”며 “영업자산 확대에 대한 부담도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캐피탈은 최근 2~3년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영업자산을 늘려왔다. 그러나 작년부터 리테일 영업 강화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해당 부문 자산이 순증세를 나타낸 반면 기업금융 증가세는 둔화했다.
하나캐피탈은 자본적정성도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까지 브릿지론 인허가·시공사 선정 지연으로 요주의이하여신이 크게 늘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매각 등을 바탕으로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올 2분기 1.05%에서 올 3분기 1%로 0.05%포인트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가 1금융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기 전 개발자금을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공급받는 상품이다.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으로 금융사는 대출을 연체기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