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철강업계에선 철강사들이 시장상황과 물량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하고, 건설사들은 인상폭을 낮춘 철근 가격을 수용하는 선에서 합의점을 도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려하는 것처럼 건설현장이 멈추는 '철근파동'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004020)과 동국제강 등 국내 대형 철강업체들은 이번주부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SK건설, 두산건설 등 대형 건설사 7곳에 철근 납품을 전면 중단했다.
이들 7개 건설사와 30여개 대형ㆍ중견 건설사의 자재구입 관련 협의체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 관계자들이 20일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2대 철근 제조업체를 방문해 가격인상분 반영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표준 규격인 8m 철근은 중견업체 위주로 아직 공급되고 있지만, 길이에 따라 주문하는 맞춤형은 4월 들어서부터 건설사-철강사간 직접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건설사들은 2월분에 대해서는 71만1000원 ▲3월분은 73만1000원 ▲4월분은 74만1000원 등의 가격을 제시했지만, 철강사들은 2~3월에 납품한 철근값부터 먼저 지불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3월에 출하한 물량은 지난해 연말가격에서 5만원 오른 74만1천원을 적용해 대금을 청구했는데 일부 건설사들이 결재를 거부하고 있다"며 "대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철근을 공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철강업계에선 철근 공급 중단이 장기화되는 최악의 상황은 도래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이 합리적인 선에서 가격 접점을 찾고, 곧 철근 공급도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이나 동국제강이 인상된 기본 가격을 통째로 움직일 수는 없겠지만, 그 동안의 거래 관행에 미뤄봤을 때 시장 상황이나 물량에 따라 개별업체별 협의를 통해 할인율을 적용해 가격을 낮추지 않겠느냐"면서 "이번 거래 중단 사태도 이 같은 관행을 통해 빠른 시일내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철강업체들이 할인율을 적용하게 되면 건설사들도 한발 물러서 인상폭을 낮춘 철근 가격을 수용하는 선에서 합의점을 찾아 최악의 사태는 피해야 할 것"이라며 "협상이 계속 지연돼 장기화될 경우 철강사 뿐 아니라, 건설사들도 너무 큰 데미지를 입게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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