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 쉬워진다” 아이 낳으면 공공임대 ‘1순위’ 우선공급

29일, 저출산위 ‘민·관 합동 인구 비상대책회의’ 결과
신생아 있는 2자녀 가구, 다자녀 공급 지원 유리
공공임대 가구원 수 따른 면적기준 폐지
1인 가구도, 신혼부부도 45㎡ 이상 임대 지원 가능
  • 등록 2024-07-29 오후 3:38:45

    수정 2024-07-29 오후 5:08:02

[세종=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앞으로 신생아 가구가 공공건설임대주택을 청약 시 우선공급에서도 1순위에 선정한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가구원별 면적기준도 완전히 폐지한다. 관련 제도 개정은 빠르면 10월에 이뤄진다. 개정 이후 올해 물량은 7000가구다. 정부는 이전에라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관련 사항을 융퉁성 있게 적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경기 성남여수A1블록. (사진=LH)
국토교통부는 2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민·관 합동 인구 비상대책회의’ 결과 이같은 주거부문 대책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공공건설임대주택 우선공급 시 2세 미만 신생아(임신 중인 태아 포함)가 있는 출산가구를 최우선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1순위로 선정할 방침이다. 먼저 공공건설임대주택이란 LH와 같은 공공 사업자가 지은 주택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국민임대, 영구임대, 행복주택 등이 있고 2022년부터 ‘통합공공임대’라는 분류로 개편됐다. 매입형, 전세형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현재 우선공급 대상은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장애인, 탈북자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경쟁군 안에서 가점제로 선정한다. 앞으로는 신생아를 낳은 가구는 각 대상군 중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지원하면 당첨이 쉬워진다. 예를 들어 신생아를 포함한 2자녀 가구는, 다자녀 공급으로 지원하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렇게 되면 다자녀 공급 대상 안에서 1순위를 갖게 된다.

이기봉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은 “‘어느 트랙으로 들어가든 신생아가 있는 가구에는 우선적으로 배정을 해주겠다’라는 게 이번 제도 개선의 골자”라고 설명했다.

가구원별 신청 가능한 면적기준도 폐지한다. 현재 1인 가구는 ~35㎡, 2인 가구는 26~44㎡, 3인은 36~50㎡, 4인 이상은 45㎡~ 주택만 신청 가능하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25일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을 일부 개정했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공공건설임대주택에서 1인 가구는 ‘전용면적 40㎡’(12.1평) 이하만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사실상 ‘원룸’만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자 1인 가구들이 집단 반발하며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냈고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이번 대책은 이같은 반발에 대한 답이다. 이 정책관은 “현실적으로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의 60%가 1인 가구다. ‘시간이 지날수록 1인 가구의 비중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1인 가구가 공공임대주택 청약을 내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배제되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면적 기준 제한을 폐지한다”고 말했다. 면적제한이 폐지되면서 신생아가 있는 신혼부부도 45㎡ 이상의 공공건설임대주택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관련 제도는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야 한다. 국토부는 10월 안으로는 개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정책관은 “다만 그전에라도 해당 규정 개정을 공공주택 사업자에게 통보해 융통성 있게 적용할 수 있도록 지도를 해 나갈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오는 10월 면적기준 폐지 후 공공임대 입주자 모집 규모는 연말까지 7000가구 수준이다. 통상 매년 2만 가구가 신규 공급되고, 재공급 물량은 9만 가구에 달한다. 현재까지 40㎡ 초과 물량이 가장 많은 임대주택은 국민주택으로 전체의 55.4%다. 영구임대와 행복주택은 40㎡ 이하 면적이 각각 96.3%, 82.6%로 대부분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출산이라는 현안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도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공공임대의 운영방침 중 하나가 저렴한 공공임대를 기반으로 자산을 축적해 민간주택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공공임대로 더 큰 집을 저렴하게 공급받는다면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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