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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기업 100여곳, 이익률 2019년比 50%↑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분석 기업 팩트셋의 데이터를 인용, 미국 상장 기업 중 3분의 2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보다 올해 더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대기업 100여곳의 올해 영업 이익률은 2019년 수준보다 50% 이상 높을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WSJ는 여행업처럼 코로나19 봉쇄에 직격탄을 맞은 산업을 제외한 소매업, 제조업부터 생명 공학에 이르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이익률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신문은 인플레이션으로 기업의 임금 부담이 커지고 운임 비용 및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고객들도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펩시콜라를 생산하는 펩시코를 비롯해 코카콜라와 기저귀 등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프록터앤드겜블(P&G), 식음료 기업인 네슬레와 유니레버 등도 올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미국 치킨 프랜차이즈 치폴레는 임금 인상분을 충당하기 위해 메뉴 가격을 3.5~4% 인상했고, 맥도날드도 올해 미국 매장들의 메뉴 가격 인상률이 6%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향수 원료 기업 ‘인터내셔널 플레이버스 앤드 프레그런스’(IFF)의 글렌 리히터 최고경영자(CEO)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고객과 가격 인상을 논의하기가 더 쉬워졌다”라면서 “이것은 30년 동안 보지 못한 전례가 없는 경영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전자기기 소재 업체 아메텍 데이비드 자피코 CEO도 이달 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 우리의 가격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상쇄하는 것 이상”이라면서 “우리는 인플레이션보다 앞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종자 업체 코르테바 또한 가격 인상분이 재료 비용 상승분을 상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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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격 인상 러시…인플레이션 심화 악순환 반복
최근 미국 내 주택, 자동차, 휘발유, 식음료, 기타 생활용품 등의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2%로 나타났다. 1990년 12월(6.3%) 이후 거의 31년 만의 최고치다.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 내 향후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은 4.9%로 전월(4.8%) 대비 소폭 오르는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심화하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 위기론이 퍼지면 가격 인상이 고착될 뿐만 아니라 고객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인식이 굳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수요를 지속적으로 촉발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실제로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수년 간 지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고 노동 수요와 상품 공급이 정상화하면 내년 물가 상승이 정상화될 수 있다”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글로벌 회계법인 그랜트 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