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지현 백주아 기자]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2.5%에 그쳤다고 하지만 주휴수당까지 합하면 월 급여는 이미 200만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임대료·전기료 인상으로 고정비는 늘어만 가고 고물가 때문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아 매출은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이런 와중에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면 편의점을 운영하기보다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수입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2024년 최저임금이 결정된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한 모씨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5% 오른 시간당 9860원으로 결정됐다는 뉴스를 보고 폐업까지 고려해야 할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그래픽=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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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최근 5년새 2021년(전년비 1.5% 상승)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지급능력 상황 등을 고려해 동결을 바랐던 소상공인들은 한씨처럼 부담이 더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최저시급만은 1만원을 넘지 않았지만 주휴수당을 합하면 실제 시급은 1만1832원이라 고용 중인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거나 식당 등에서는 판매가격을 올리는 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식당을 하는 소 모씨는 “최저임금을 시급으로 책정하면 사람을 절대 구할 수 없다”며 “이미 1만 2000원을 주지 않으면 아르바이트생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일을 시작하는 초짜도 1만원 이상 받아가는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기존에 있던 아르바이트생들의 시급을 안 올려줄 수가 없다. 주변 사장들 모두 인건비 때문에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고 푸념했다.
최근 수년간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이후 7년 동안 최저임금은 52.4%가 올랐다. 특히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이미 시급은 1만원을 훌쩍 넘은 상황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강력하게 주장한 업종별 차등적용과 같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다는 점 등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고 물가 급등으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인건비 상승에 따른 물가 동반상승으로 일반 국민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현재와 같은 최저임금 결정구조는 앞으로는 곤란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2025년 최저임금은 업종별 차등지급을 실시하는 등 노동자와 고용주 모두의 상황을 반영할 수 있는 결정 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