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출시 반년…블랙록 “자문사 아직은 투자에 신중”

블랙록 CIO "구매자 80%는 온라인 개미 투자자"
높은 변동성·신뢰 데이터 부족·각종 스캔들 등 영향
"자문사 조심스러운 건 당연…고객에 대한 의무"
"투자 포트폴리오서 암호화폐-금융 가교 역할 기대"
  • 등록 2024-06-17 오후 2:38:17

    수정 2024-06-17 오후 2:38:1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해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지만, 금융·투자 자문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채택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새머라 코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코인베이스 주최 암호화폐 관련 행사에서 “현재 비트코인 ETF 구매의 약 80%는 온라인 중개 계좌를 통해 스스로 배분한 자기주도적 투자자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대부분 담겨 있다는 얘기다.

(사진=AFP)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올해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한 이후 블랙록은 ‘아이셰어 비트코인 트러스트’(iShares Bitcoin Trust·IBIT)라는 상품을 내놨다.

코헨 CIO는 “지난 분기 13-F 서류를 보면 헤지펀드와 증권사 등 중개업체도 (비트코인 현물 ETF) 매수자였지만, 등록된 투자자문사는 (매수에) 조금 더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13-F은 1억달러 이상의 지분 자산을 관리하는 기관투자자가 SEC에 제출하는 분기 보고서다. 주식, 옵션 등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증권의 소유 정보를 공개한다.

CNBC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문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에 신중한 이유는 높은 가격 변동성, 그리고 아직 출시 초반인 신규 자산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뢰할 만한 중요한 실적이나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다. 규제 준수 및 금융사기 등 비트코인을 둘러싼 각종 스캔들도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로 꼽혔다.

코헨 CIO는 자문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에 회의적이라는 시각에 “나는 그들이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것이 그들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90%까지도 가격 변동성을 보였던 자산이며, 고객 수탁자로서 투자 자문사의 임무는 실제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리스크 분석 및 실사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헨 CIO는 다만 “지금은 (자문사들이) 중요 데이터를 실제로 제시하고 리스크 분석을 통해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결정하고, 투자자의 리스크 허용 범위와 유동성 수요를 고려해 어떤 종류의 배분이 적절한지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자문이란 그런 일을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 자산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한 CIO는 특히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기 전까진 원하는 것(수익률)에 비해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진입 장벽이 높았다”며 “이젠 서로 다른 두 생태계에서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없다. 비트코인에 관심 있는 투자자에겐 유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코인베이스의 알레시아 하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느린 도입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티 로웨 프라이스의 디지털 자산 전략 책임자인 블루 마셀라리도 “이것은 패러다임의 변화다. 투자자들이 적응하기까진 시간이 걸린다. 상황을 테스트해본 뒤 편안함을 느껴야 하는 심리적 요소가 있다. 우선 안전하고 편안한 투자액으로 간주되는 1%만 할당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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