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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 여자 탁구 단식 결승전에서는 세계랭킹 1위인 쑨잉사와 4위 천멍 두 명의 중국 선수가 맞붙었다. 탁구 강국인 중국에서 결승전에 두명의 자국 선수를 보내 금메달과 은메달을 모두 확정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국 선수들이 결승전에 올라왔다면 대중들은 모두를 응원하게 되지만 중국은 달랐다. 대만, 홍콩 등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경기장에 참석한 관람객들은 일제히 세계랭킹 1위 쑨잉사를 응원했다.
쑨잉사가 득점할 때마다 관중들은 환호했고, 반대로 천멍이 점수를 올리면 야유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일부 관중은 천멍에게 손가락 욕을 하는 모습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관중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경기는 천멍의 승리로 끝났다. 천멍은 금메달을 획득했고 쑨잉사도 값진 은메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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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후에도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등에서는 천멍을 비판하고 인신공격성의 게시글을 올린 네티즌들도 있었다.
천멍이 일부 중국인들로부터 외면받은 이유는 간단했다. 쑨잉사가 상대적으로 더 유명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홍콩 매체인 봉황망은 쑨잉사가 우승하면 2000년 이후 출생자로는 처음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이고 그랜드슬램 달성 속도도 433일만으로 가장 빠르다고 전했다. 파리올림픽에서 스타 탄생을 바라던 쑨잉사의 열렬한 팬들이 오히려 자국 선수를 욕하는 왜곡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중국인들의 엇나간 팬심이 올림픽에서 화제가 되자 중국 내부도 조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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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보는 이에 파리올림픽과 관련해 악의적인 비난 등의 내용이 담긴 콘텐츠 1만2000건 이상을 정리했고 300개 이상의 계정을 사안에 따라 영구 및 임시 차단 조치했다고 전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외국 언론을 통해 천멍을 야유하는 팬들의 모습을 봤을 때 너무 부끄러웠다”고 지적했고 다른 사용자는 “천멍은 (야유에도) 불구하고 경기 후 인터뷰를 마치며 자신과 쑨잉사를 응원해 준 관중들에게 아낌없는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국가의 영광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든 선수는 우리의 존경을 받을 가치가 있다”며 “근거 없는 악의적 추측, 상호 학대, 심지어 선수의 사생활 침해는 모두 운동선수는 물론 중국 스포츠 산업에도 해롭다”고 지적했다.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는 온라인 밈으로도 활용되는 ‘오늘도 평화로운 ○○나라’를 차용한 시리즈입니다.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감동과 의미도 줄 수 있는 중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