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품귀현상으로 집값 상승장이 계속되자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단지 일대에서는 전세 ‘공개입찰’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가뭄에 콩 나듯 전세 매물이 나오면 순식간에 경쟁이 붙으니 파는 사람이 ‘갑’인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2개월동안 목동 총 14개 단지 중 14개 곳 모두 전세 신고가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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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 목동 A단지 전용 122㎡는 13억원에 전세 계약이 완료됐다. 직전가 대비 무려 4억원 이상 오른 신고가다. 이 면적형은 최근 3개월 간 시세가 8억~9억원에 형성돼 있던 매물이다. 직전가는 불과 2주일 전에 거래된 8억9200만원이다.
목동 일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3억원에 거래된 이 전세 매물은 불특정 다수의 세입을 원하는 희망자가 제시한 가장 높은 호가에 거래됐다는 후문이다. 집주인이 가격을 정해놓은 게 아니라 예비 세입자들끼리 가격 경쟁을 붙인 것이다. 소위 ‘공개입찰’ 방식이다.
뿐만 아니다. 최근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화제가 된 줄서서 전셋집 보기 역시 목동에서는 흔한 일이다. 지난달 목동 한 단지에서는 전용 116㎡ 전세 매물을 보기 위해 10여 명이 몰려들었다. 집주인이 특정 시간에만 집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하니, 4팀이 우르르 몰려든 것이다.
목동 인근 B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코로나 때문에 집을 여러차례 보여주기 힘들고 워낙 구경하겠다는 손님들이 많다보니 한 타임에 여러 사람이 집을 보러오는 일은 목동에서는 흔한 경우”라면서 “현재 방 3개가 달린 35평대 아파트가 가장 수요는 몰리지만 물건은 아예 없는 상태다. 있다 하더라도 가격은 이미 1~2억원은 점프를 했다”고 했다.
최근 2개월간 목동 14개 단지 모두 최고가 갱신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전세난이 심화하고 학군 수요까지 겹치면서 우수 학군 지역중에서도 그나마 가격이 저렴했던 목동에서는 전세 매물이 나오면 바로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목동3단지 전용 116.12㎡는 지난 10월 21일 13억원(4층)에 전세 거래됐다. 이 면적형의 직전가는 지난 6월 거래된 9억5000만원(5층)이다. 4개월도 되지 않아 무려 3억5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중소형 평형대에서도 신고가가 속출했다. 목동7단지 전용 66㎡는 지난 11월26일 8억9000만원(9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이 면적형은 직전 최고가가 지난 8월28일 6억5000만원(15층)이었다. 3개월 새 2억원 넘게 올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목동 단지는 재건축 투자 수요를 동반하는 것은 물론 점진적으로 전세가율까지 높아지면서 실수요 수요까지 겹치고 있다”면서 “내년, 내후년까지 대규모 주택 공급이 없는 상황에서 목동 재건축 단지에 대한 희소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