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테마'였던 자전거株, 선진국형 주식으로 재탄생

전용도로 확충+레저형 수요 증가..관련株 '신고가'
실적 성장 동반한 주가 상승.."4년 전과 달라"
  • 등록 2013-12-09 오후 4:11:48

    수정 2013-12-09 오후 4:11:48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녹색성장’ 테마의 중심에 서며 주식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자전거 관련주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번엔 인프라 투자에 따른 실질적인 실적 성장이 뒷받침되고 있어 4년 전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자전거 업체 삼천리자전거(024950)의 주가는 올 들어 106% 가량 치솟으며 신고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참좋은레져(094850)도 두 배 가량 급등했다.

이는 정부가 전국적으로 전용도로 건설에 나서면서 자전거 보급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레저형 수요도 늘며 고가 제품의 판매가 증가해 판매 업체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탓도 있다.

안전행정부는 지난해부터 전국 순환형 자전거 도로 건설을 본격화하고 있다. 안행부의 추진 노선은 약 2174km로, 기존 자전거 도로 길이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레저형의 전용도로 건설도 전국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인프라가 갖춰짐에 따라 선진국 대비 크게 저조했던 국내 자전거 보급률이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 스위스 등과 같은 유럽 국가는 자전거 보급률이 50%를 상회하고 있어 인프라가 갖춰질수록 그에 비례해 자전거 수요도 늘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국내 자전거 보급률은 13%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단가 상승도 자전거 업체로선 희소식이다. 레저형 자전거 문화가 확산되면서 고급형 제품의 판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의 가격은 연평균 15% 이상 오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국내 자전거 업체들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삼천리자전거의 연초 외국인 지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현재 35%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다. 외국인은 참좋은레져에 대한 지분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주가상승 랠리는 4년전 기대감만으로 올랐던 때와 질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다. 당시 삼천리자전거를 비롯한 자전거 관련주들은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에 대한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많게는 수십배씩 치솟은 바 있다. 물론 오래가지 못하고 이후 주가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저변 확대와 함께 자전거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 쉽게 꺼질 기세가 아니다. 김갑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자전거 관련주들이 인프라 확충을 등에 업고 선진국형 주식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판매량과 단가가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고 외국 동종업체들이 높은 멀티플을 받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도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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