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 2기 맞아 내수 강화 나설 것…韓, 변화 주시해야"

IIF, '트럼프 무역정책 2.0' 관련 분석 보고서
"美 고율 관세, 글로벌 공급망 교란·세계 성장에 부정적"
"中, '쌍순환' 강화로 대응…각국 전략 재조정"
  • 등록 2024-11-22 오전 11:42:13

    수정 2024-11-22 오전 11:42:13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 시기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쌍순환’(Dual Circulationl)전략을 강화하며 내수 진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내년 1월 출범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고관세 정책을 실행하면서 각국과 산업은 이에 대응해 전략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그는 내년 1월 20일 미국 대통령에 재취임할 예정이다. (사진= AFP)


국제금융협회(IIF)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무역 정책 2.0: 글로벌 이해관계’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미국의 경제 정책, 특히 무역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고율 관세 부과가 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시키고 세계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르셀로 에스테바오 II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과 관련 △전면적인 관세 부과 △선택적 관세와 협상 △중간 수준의 관세 부과 등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전면적인 관세 부과는 중국에 60%, 다른 미국 수입품에 10~2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중국 경제는 국내총생산(GDP)이 1.5~2%포인트 하락하고, 유럽과 일본은 각각 0.3~0.4%포인트, 0.2~0.3%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공급망 교란과 가격 상승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을 키울 것이라고 봤다.

선택적 관세와 협상은 특정 산업에만 관세를 부과하고 협상을 진행하는 시나리오다. 유럽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지만, 독일과 일본의 자동차와 기술 산업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중간 수준의 관세 부과는 일부 산업에만 관세를 부과하고, 전략적 산업에 대해 면제를 두는 것이다. 경제적인 영향은 최소화되며,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에스테바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의 쌍순환 전략을 강화하고, 수출 의존도를 낮추려 할 것”이라고 봤다. 쌍순환 전략이란 내부(내수)와 외부(국제협력)순환을 동시에 촉진하겠다는 뜻으로, 수출 주도 성장에서 벗어나 내수를 중심으로 한 균형 잡히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무역 긴장과 같은 불확실한 외부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해외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병행된다.

이어 “중국은 자국 제조업과 생산 거점을 동남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 등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2기의 미국 무역 정책 변화는 다른 신흥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 특히 중국과의 교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수출 감소와 가격 하락에 직면할 수 있다고 에스테바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멕시코와 베트남은 중국의 생산을 대체할 가능성이 커 투자 기회를 얻을 수도 있지만, 멕시코의 경우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의 불확실성 때문에 장기적인 안정성을 담보하기는 힘들다고 단서를 달았다.

에스테바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면서 각 국가와 산업은 이에 맞춰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수출 의존 국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면밀하게 살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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