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외래문물 아니다…한국 선구자 '유일한 선생' 뜻 이어야"[세계ESG포럼]

1~5일 제주서 제2회 세계ESG 포럼 개최
ESG 전문가 200여명 한 자리
김재홍 석좌교수가 꼽은 ESG 교육 3가지 콘텐츠
조명래 전 환경장관 “소비행태·권력관계 변화 ‘사회적 혁신’ 필요”
  • 등록 2023-05-02 오후 12:47:44

    수정 2023-05-02 오후 4:58:50

김재홍 서울대미디어대 석좌교수가 2일 제주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2회 세계ESG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ESG학회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제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교육은 초·중·고등학생은 물론 성인 등 전 생애를 통해 확산하고 실천하는 콘텐츠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김재홍 서울미디어대 석좌교수는 2일 제주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2023 세계ESG포럼에서 ‘ESG 시대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를 주제로 ESG교육 세션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하고,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주도한 ESG에 한국은 후발주자이지만 ESG는 외래 문물이 아니며 우리 자체 내에 가진 자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석좌교수는 언론인 출신으로 제17대 국회의원과 제8대 서울디지털대 총장을 지낸 인물로, ESG 확산을 위한 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선구적 기업가들 중에 지금의 ESG 철학 못지않은 기업가 정신을 실천한 분들이 이미 있다”며 이를 직장인들에게 내재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이 시켜 나온 제도는 규제가 된다”며 “한국 기업인에 내재된 ESG정신과 사상을 연구하고 선양해 직장인들 교육을 시켜나가야 자긍심이 생기고 기업의 자율적 ESG 순제고에 나설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선구적 기업가는 1971년 타개한 독립운동가이자 기업인인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자다. 김 교수는 “유일한 선생은 기업가 중 위인의 반열에 올라있는 인물이라는데 이의가 없을 것”이라며 “기업은 단순히 수익만 추구해선 안된다는 철학을 매우 철저히 지켜나갔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선생과 관련된 일례를 들며 기업경영의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라고 이야기한 아들을 경영자에서 해임하고, 정치자금 요구에도 당당히 맞서나간 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ESG 교육 콘텐츠는 △1987년 처음 지속가능발전(SD, Sustainable Development) 개념을 정립한 유엔환경계획의 세계환경개발위원회의 보고서 ‘우리 공동의 미래’ △국제표준화기구가 제정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ISO26000) △2023년 1월 6일 발표된 EU의 기업지속가능보고지침(CSRD) 등 세 가지를 중심으로 정립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조명래 한국ESG학회 명예회장(전 환경부 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기조연설을 통해 “탄소중립은 에너지 소비 행태 등 사람들의 의식, 생활양식, 권력관계 등의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즉 이는 유럽연합(EU)의 그린 딜에서는 ‘사회적 혁신’이라 부르는 것으로, 경제 시스템 역시 단기적으로 기술기반해법을 다양하게 활용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자연기반해법을 내부화하는 시스템 전환으로 실현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날 개회식이 앞서 지난 1일엔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은 물론, 지자체와 중견기업, 스타트업 등이 한자리에 모여 ESG 우수사례를 공유했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의 삼성그룹의 ESG 경영 사례 공유를 시작으로, 김은정 SK 부사장, 김준호 HD현대(옛 현대중공업) 수석 매니저가 발표자로 나섰다. 이 외에 관악구청, 진주시, 유한킴벌리, 재원산업,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자동차환경협회, 삼호개발, DSF L&I, 한국소잉디자이너협회에서도 ESG 사례를 공유했다.

한국 ESG 학회가 주최하고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관하는 제2회 세계 ESG 포럼은 1~5일까지 미국, 유럽, 일본 등 국내외 ESG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SG 확산과 정착을 위한 주요 과제 중 하나인 ESG 교육의 실천을 위해 경북 문창고 학생 100여명도 참가했다. 학생들은 이날 열린 ESG경시대회에서 제2의 크레타 툰베리를 찾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고문현 한국ESG학회 회장(숭실대 교수)은 “세계적인 ESG 열풍에 대응하기 위해 사기업은 물론 행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사회 모든 구성원이 변해야 한다”며 “앞으로 ESG학회는 청소년들과도 꾸준히 접점을 늘려나가며 ESG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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